유영철씨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이어 10대 청소년들이 가출한 여자 친구를 토막살인해 사체를 태워버린 사건이 10년 만에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동호 부장검사)는 22일 살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원모씨(27·휴게실종업원)와 김모씨(25·여·종업원) 등 3명을 살인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남모씨(26·여·내레이터모델)와 신모씨(26·주부)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범죄단체 구성 및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유모씨(27·무직)와 홍모씨(26·무직)도 살해에 가세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친구들인 원씨 등은 1995년 2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반지하방에서 김모양(당시 16세)을 9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토막내 불 태워 파묻은 혐의다.

지난 94년 10월 당시 17세로 학교 중퇴생이었던 원씨는 강남구 수서동 모아파트에서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다 가출한 김양을 만나 친구들에게 소개해준 뒤 다함께 친구가 됐다.

그러다 이듬해 2월 원씨 등은 같이 살해에 가담했던 또다른 김씨의 반지하방에서 놀다 현금 34만원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김양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양이 혐의 사실을 부인하자 이들은 9시간 동안 주먹과 막대기 등으로 김양을 폭행했다.

계속된 구타로 김양이 실신하자 이들은 "병원에 가서 죽으면 우리들 모두 감옥에서 10년은 살아야 한다"며 겁을 먹고 김양이 숨질 때까지 1시간여 동안 방치했다.

김양이 숨을 거두자 이들은 동대문시장에서 여행용 가방과 약초절단용 작두를 구입한 뒤 김양의 시신을 토막내고 인근 광평교 교각 주변에서 불에 태워 땅에 파묻었다.

이후 이들은 연락을 끊고 지내다 이들 중 일부가 죄책감에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 소문이 서울 서남부 연쇄 살인사건을 수사 중이던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까지 흘러들어가게 됐다.

경찰은 숨진 김양의 신원과 각종 기록을 확인,원씨 등 김양 살해에 가담한 용의자들을 전원 검거,검찰에 송치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