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치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한동안 정부의 전방위 규제정책에 갈 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묻지마 투자' 형태로 토지시장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을 이럴 때일수록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개장세를 보이고 있는 현 부동산시장에서 틈새시장은 어디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지방분양시장을 꼽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최근에는 투기지역으로 묶여있는 지역을 해제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신행정수도 이전 등의 굵직한 재료가 있어 충청권을 중심으로 지방시장은 당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스피드뱅크 안명숙 소장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낮은 지방에 한해 투기지역 해제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 경우 투자자들의 양도세 등의 부담이 완화돼 거래가 다소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수도권보다 충청권과 대구 등 지방시장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지방 분양시장 전망

지방 아파트 시장도 차별화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호재가 있는 충청권 청약시장은 당분간 수도권 투자자들까지 가세,청약열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반면 지방시장 중 최근 3년여간 공급이 과잉됐던 부산은 입지가 좋은 대규모 단지를 제외하고는 청약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경우 과잉공급으로 최근 입주한 중소형 단지의 입주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업체들도 공급계획을 수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 시장은 달서구 수성구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중대형 평형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은 행정수도 수혜지역인 유성구와 고속철도 호재지역인 천안 아산 오창지역에 대한 투자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천안 아산지역은 올 하반기 공급물량이 2만여가구에 달하는 등 단기 공급과잉으로 인한 '소화불량'이 우려되고있다.

◆하반기 유망 분양물량

신행정수도 이전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진다.

충청권 하반기 공급물량은 2만7천2백87가구로 전년 동기(1만3천1백48가구)보다 1백7% 가량 급증할 예정이다.

8월에만 총 37개 단지에서 2만7천6백35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일반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 아산 배방지구.LG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차례로 7천8백13가구의 신규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산시 배방면 갈매리의 'LG자이'1천8백가구를 비롯 모두 5백가구 이상의 중대형 단지들이다.

또 지난 5월 충청권 분양시장을 달궜던 충복 청원군 오창지구에서는 우림건설이 택지지구 내 마지막 분양물량인 1천6백2가구를 선보인다.

26∼61평까지 평형이 다양하고 경부고속철도 접근성이 뛰어난 게 이점이다.

강원권에서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원주를 중심으로 분양이 집중된다.

한신공영이 원주시 개운동에 7백62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며 포스코건설과 대우자판도 8월 중 원주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투기과열지구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대구와 부산에서도 삼성물산 코오롱건설 등의 분양이 예정돼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