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살인범' 유영철(34)씨의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혐의가 입증된 20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보강조사를마치고 20일부터 유씨의 추가범행 여부에 대한 수사에 본격 돌입했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시민들을 공포와 불안에 몰아넣었던 서울 시내 미제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것이어서 수사의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서울내 미제사건' 수사확대 = 경찰은 당초 유씨가 "모두 26명을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부유층 노인과 보도방 여성 등 20명의 피살사건에 대한혐의 입증을 마쳤다.

경찰은 강력살인 사건이 잇따랐던 서울 서.남부지역을 비롯해 기타 단순 살인사건을 포함한 서울 내 5∼6개의 미제사건이 범행도구와 방법 등에서 유씨가 저지른사건과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 관련 수사기록과 유씨의 DNA 정보를 대조하는 등 `연관성 찾기'에 착수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진술상으로만 존재하는 6개의 `추가범죄'의 사실여부를 따지면서 기존 사건과의 연관성까지 입증해 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 자백의존.물증빈약..수사 `난항' = 유씨의 범행사실이 사실상 자백과 현장검증을 통해 드러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수사가 피의자의 진술에 의존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이같은 실정에서 추가범행 여부를 밝혀내야 하는 경찰은 또 다시 유씨를 추궁하는 방식으로 관련 혐의를 입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유씨는 당초 진술한 `6명 추가살해'에 여부 등에 대해 "내 소행이라고밝히려면 알리바이를 조작하든지 하라"며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경찰과 `심리전'을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경찰은 유씨가 범행에 사용한 둔기와 구기동에 버린 수건 외에는 이렇다할 범행 증거물을 발견하지 못하는 등 `물증확보'에도 빈약한 실적을 내고 있다.

때문에 경찰이 수사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존 수사부서와의 긴밀한 공조 속에물증을 확보하고 철저한 사실입증 작업을 벌인 뒤에 `함구'하고 있는 유씨에 대한추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조수사와 신병검거 등에서 빈틈을 보였던 경찰이 새로 착수한 수사에서 `환골탈태'의 성과른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