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이 기업에 대해 갖는 호감도는 100점만점에 40점도 안돼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는 최근 전국 성인 남녀 1천28명을 대상으로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39.1점에 불과해 작년 12월 1차조사 결과(38.2점)와 비교해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15일 밝혔다.

CFI 39.1점은 `보통(50점)'에도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우리사회에 부자에 대한부정적 인식, 기업에 대한 공익 우선 기대감, 과도한 평등주의 요구 등이 아직 팽배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상의는 지적했다.

CFI 산출 근거가 되는 5개 평가 요소별 점수를 보면 ▲국제경쟁력이 58점으로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생산성향상 및 기술개발(50.4점) ▲국가경제 기여(37.2점)▲사회공헌활동(30.8점) 순이었으며 ▲윤리경영이 14.1점으로 최하위였다.

작년 12월 1차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국제경쟁력(59점→58점), 생산상향상(52.1점→50.4점), 국가경제기여(38.6점→37.2점) 등은 소폭 낮아진 반면 사회공헌활동(28.8점→30.8점), 윤리경영실천(9.6점→14.1점)은 약간 좋아졌으나 여전히 극히 낮은수준이었다.

기업활동의 우선 순위를 묻는 질문에서는 `사회환원'이라는 응답이 1차 조사 당시 46.5%에서 43.2%로 낮아진 반면 `이윤창출'은 53.5%에서 56.8%로 높아져 시장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도는 다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부자들이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의견(70.8%)이`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25.2%)보다 2배 가까이 많아 부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여전히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생의 경우 `부(富)'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1차 조사의 20.8%에서 40.7%로 급격히 높아져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는 대조적으로 `경제성장에서 기업의 역할이매우 컸다'(84.1%), `경제발전을 위해 가장 많이 의지해야 할 주체는 기업이다'(70.1%) 등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에 호감을 갖는 이유로는 ▲국가경제기여(37.1%) ▲일자리제공(25%) ▲국위선양(21.6%) ▲좋은 제품제공.사회공익활동(각5.2%)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4.8%)순이었다.

반면 나쁜 감정(비호감)을 갖는 이유로는 ▲분식회계 등 비윤리경영이 35.4%로가장 높았고 ▲정경유착(18.8%) ▲근로자 희생 강요(13.5%) ▲문어발식 확장(12.9%)▲경영권세습 및 족벌경영(11.6%) ▲공익활동 부족(6.6%)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에 주문하는 최우선 과제로는 최근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고용창출확대(52.7%)가 압도적이었고 그 외에는 ▲경영투명성 제고(23.2%) ▲정경유착 단절(14.1%)▲사회공헌활동(9.4%) 등 윤리경영 관련 주문이 대부분이었다.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지원해야 할 과제로는 ▲노사안정(35.9%) ▲기술개발지원(20.4%) ▲정경유착(18.5%) ▲규제완화(14.5%) ▲금융세제지원(10.5%) 등이꼽혔다.

CFI(Corporate Favorite Index)는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서비스,기업활동,기업인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국민이 기업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를 계량화한 것으로, 100점이면 `완전 호감', 0점이면 `전혀 호감이 없음'을 각각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25일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화를 이용해 진행했다고상의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