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대출이자 납부 면제와 인하, 상품권 제공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출세일에 나선 가운데 국내은행들은 고금리예금상품 판촉경쟁에 돌입하는 등 외국은행과 국내은행의 영업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다른 은행의 대출을 자행 대출로 전환하는 고객들에게 한달간 대출이자 납부를 면제해주는 대출 판촉행사를 이달내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는 신규고객 유치보다는 다른 은행의 대출고객들을 직접 공략, 대출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씨티은행은 또 기존 대출고객이 친구나 직장동료 등 다른 대출고객을 소개시켜주면 대출이자를 한달간 내지 않도록 해주거나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 신규대출고객을 유치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이미 자행 대출을 받은 고객이 추가로 대출을 받으면 금리를 낮춰주고 신규 대출고객을 소개하는 기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물을 나눠주는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은행들은 이외에도 우량회사의 직장인들을 상대로 연봉의 2∼2.5배에 달하는금액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신용대출 해주거나 기존 대출이 연봉보다 많아도 추가 신용대출을 해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국내 대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기업 등 국내 은행들은 연 3% 후반대로 떨어진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4%대의 예금상품을 일정기간 판매하는 등 예금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부터 한달 예정으로 5천억원 한도내에서 1년 만기 금리가최고 연 4.3% 지급되는 정기예금을 인터넷(www.wooribank.com)을 통해 특별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예금유치를 위해 이 상품에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했다.

기업은행도 일반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연 0.1∼0.2% 포인트 높은 특별 정기예금을 1조원 한도내에서 다음달 2일까지 판매한다.

금리는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연 3.9%로 일반 정기예금보다 0.1%포인트높고 만기 1년짜리는 연 4.3%로 일반 정기예금보다 0.2%포인트가 우대된다.

여기에 처음 거래하는 신규고객과 3천만원 이상 가입하는 5년 이상 고객들에게는 0.1%포인트의 추가금리까지 지급하고 있다.

한미은행도 장기간의 파업에 따른 예금인출을 만회하기 위해 일반 정기예금보다금리가 높은 예금상품을 특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은행 관계자들은 "한국 개인대출 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있고 신용평가 기법에서 국내은행들보다 앞서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출 판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은행 관계자들은 "외국은행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과거 국내은행들의 무차별적인 대출세일을 답습하고 있다"며 "경기가 급격하게 냉각되면 대규모 부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