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적금은 해약하고, 신용카드는 꺾어버리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개인들의 금융 거래에도 불황의 그늘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당장의 생활비에 쪼달려 보험이나 적금을 해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다소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지출을 극도로 억제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이런 현상은 금융사들의 실적에 <>카드 이용액 급감 <>예ㆍ적금 계좌 감소 <>보험 해약률 상승 등의 형태로 투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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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한 교보 등 '생보 빅3'의 월별 효력 상실ㆍ해약 건수는 지난 6월 한 달간 45만5천9백99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4월(39만8천9백46건)에 비해 15% 증가한 수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낼 돈이 없어 계약을 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아 효력이 없어지는 실효 계약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 3개사의 수입 보험료는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생보 빅3의 지난 1분기(회계연도 기준ㆍ2004년 4∼6월) 수입 보험료는 총 7조9천1백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늘어나는데 그쳤다.


보험업계의 '불황 기미'는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약하거나 보험금을 납부하지 않아 효력을 상실한 보험은 모두 9백82만건을 기록, 전년보다 8.5%나 증가했다.


반면 신규 계약은 전년보다 20.2% 감소한 2천1백42만건에 머물렀다.


한편 손해보험사들도 경기 침체에 따른 영업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손보사들이 지난 4월 한 달간 거둬들인 자동차 수입 보험료는 6천8백82억원으로 지난 3월(7천3백억원)에 비해 6% 감소했다.


"자동차 내수 판매가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다 보니 자동차 보험료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동차 보험료를 내지 못한 무보험 차량이 늘면서 이에 의한 사고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무보험 차량 사고 건수는 9천7백33건에 달했다.


이는 2000년 9천8백11건에 이어 외환위기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사고건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