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와 캐피탈 부문을 둘러싸고 삼성카드와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벌이고 있는 `물밑 신경전'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각각 카드와 캐피탈부문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회사들이다.

이런 두 회사가 신경전을 벌이게 된 것은 현대카드가 지난 5월 일부 일간지에 `현대카드는 좋은 경쟁 상대인 삼성카드가 있어 한 발짝 더 앞서갈 수 있습니다'라는내용의 광고를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카드는 당시 경쟁자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던 현대카드가 신문 광고를 통해 삼성카드를 `경쟁상대'로 지목하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삼성카드로서는 자산 규모나 회원수 면에서 절대적인 열세에 처해 있는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것. 삼성카드는 5월말 현재 자산규모가 17조원이고 회원수는 1천300만명에 달하지만현대카드는 자산은 3조원, 회원수는 300만명에 불과하다.

이 광고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측에 엄중히 항의해 결국현대카드가 하루만에 광고를 중단하는 것으로 `광고 해프닝'이 종결됐다.

그러나 삼성카드가 지난 6월초 세계 최대의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인 GMAC와 합작으로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자동차 금융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양사의 신경전이 재개됐다.

삼성카드는 합작회사 설립을 발표하면서 종전 10% 수준에 불과했던 캐피탈 분야의 시장점유율이 2008년에는 30%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카드의 이런 전망에 대해 이번에는 현대캐피탈이 발끈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자동차 할부시장(작년말 10조원)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삼성카드의 도전장이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삼성카드가 GM 계열사인 GMAC와 합작하더라도 GM대우의 물량을 과연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다 200억원의 자본금 규모로는 현대캐피탈과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자본금은 3천500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현대캐피탈측은 현재 추진중인 GE캐피탈과의 전략적 제휴가 성사되면 삼성카드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