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은행의 부실화는 금융자유화(규제완화)의여파로 대출자산, 특히 부동산 대출이 급격히 증가한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최근 미국,영국, 독일, 스위스, 스페인, 스웨덴, 노르웨이 등 7개국에서 발생한 은행도산의 원인 등을 분석한 `선진경제에서의 은행위기와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부동산 대출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이는 다시 부동산대출을 증가시키는 연쇄작용을 일으키게 되나 금융자유화에 상응하는 건전성 규제제도의 미비로 인해 은행의 신용위험 증가에 대한 통제장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후퇴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은행 대출자산의 급속한 부실화와 은행 도산이 초래되는 전철을 밟아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2001년 1월말 115조5천억원에서 2004년 6월말 264조3천억원으로 3년6개월 사이에 115.5% 증가했으며,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54조9천억원에서 161조5천억원으로 무려 194.2%나 늘어났다.

보고서는 은행에 대한 감독규제는 은행도산의 범위와 비용을 줄일 수는 있으나시스템적 원인에서 발생하는 은행도산은 방지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문제은행을 초기단계에 식별하기 위해 빈번하고 정기적인 감독당국의 임점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규율을 촉진하고 시장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폐쇄 또는 합병등에 의해 도산은행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향후 선진국 은행위기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신용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다양한 신용파생상품의 등장에 따라 신용위험 증가에 의한은행도산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향후 은행위기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하고, 상업은행 업무와 투자은행 업무의겸업화로 경기변동에 따른 은행수익의 변동성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