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기는커녕 갈수록 침체의 늪으로 깊게 빠져들고 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5월중 서비스업 활동 동향은 소매와 도매, 숙박ㆍ음식점, 부동산업, 사업서비스, 교육서비스, 오락ㆍ문화서비스 등 거의 모든 내수 소비 관련 지표들이 한꺼번에 곤두박질쳤음을 보여줬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2분기 말부터 경기가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했던 정부는 이제 더블딥(double dipㆍ짧은 경기 상승후 재하강)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경기 회복을 장담하고 '위기론 조장 시비'로 논쟁을 벌이는 사이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든 것이다.

◆ 2년 연속 '마이너스'는 처음

지난 5월 중 서비스업 활동(부가가치 기준)이 0.4% 감소한 것은 내수 소비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올해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던 서비스업 활동이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한 데다 2년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통계청이 관련 지표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작년 5월은 통계청이 1999년 1월 서비스업 활동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서비스업 활동이 '마이너스(-0.3%)'를 기록한 달이었다.

지난해 5월 서비스업 활동이 급락했던 만큼 올해 5월에는 최소한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나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소매, 도매, 음식숙박업 등 내수 소비 관련 업종들이 올해 들어 더 나빠지면서 예상을 빗나갔다.

◆ 확산되는 '더블딥 우려'

서비스업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50.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업종이다.

GDP에서 제조업(수출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이 38.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서비스업 침체는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5월중 산업생산이 13.5%(제조업은 14.1%) 증가해 전체 GDP는 2분기에도 5%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산업생산이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한 이유가 수출 호조(수출 출하 28.7% 증가) 덕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하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1분기 또는 2분기가 경기 사이클에서 고점이고 이후부터는 다시 하락하는 더블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세를 나타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향후 소비전망도 '우울'

소비자들이 외식(음식점업)과 학원 교육비, 오락ㆍ문화비 지출을 크게 줄인 것은 소비 여력뿐만 아니라 심리마저 위축됐기 때문이다.

향후 경기마저 불안해 하고 있다는 얘기다.

불요불급한 경비를 줄임으로써 향후 경기 악화에 대비하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조사한 2분기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6개월 뒤 경기를 전망하는 소비자지수(CSI)는 64(기준=100)로 3년6개월 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