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포털사이트 '파란(paran.com)'이 오는17일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국내 5개 스포츠신문과 기사 독점공급 계약을 맺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 계약이 성사될 경우 다른 주요 포털들은 뉴스 코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스포츠신문 기사를 싣지 못하게 돼 포털과 스포츠신문 업계에 한바탕 파란이 예상된다.

2일 파란 운영사인 KTH[036030]와 업계에 따르면 KTH는 5개 스포츠신문과 기사이용료로 각사당 월 1억원씩 지급하는 대신 네이버.다음.야후코리아 등 국내 상위포털 5∼6곳에 뉴스 공급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추진중이다.

이같은 조건은 통상 포털 한 곳이 스포츠신문 한 회사에 월 1천만원 안팎의 기사 이용료를 내는 점을 감안하면 스포츠신문쪽에 상당히 유리한 것이다.

KTH 관계자는 "스포츠신문 쪽에서 먼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며 제휴를 제안해왔다"며 "저쪽이 먼저 제안을 해왔고 우리도 타사와 차별성을 만들기 위한 독점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KTH는 가능한 한 17일 파란 서비스 시작 시점에 맞춰 계약을 맺을 방침이어서빠르면 다음주 안에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한 포털 관계자도 "최근 스포츠신문들이 '기사 이용료를 지금보다 상당 수준 올려주지 않으면 파란과 계약을 맺고 우리 사이트에 대한 기사 공급을 끊겠다'고 밝혀와 고심하고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스포츠신문 뉴스는 포털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스포츠ㆍ연예 관련 기사가 대부분인데다 선정적인 사진 등 자극적인 내용이 많아 관련 트래픽이 전체 뉴스 코너의 60∼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포츠신문 뉴스 공급이 끊기는 포털들은 뉴스 콘텐츠가 크게 줄어들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스포츠신문들은 최근 잇따른 무가지 등장에 따른 경영난에다 자체 사이트 독자들이 포털로 빠져나가면서 현재의 계약조건이 '지나친 헐값'이라며 불만을 표시해온것으로 전해졌다.

포털 관계자는 "스포츠신문들이 담합해 기사를 주지 않겠다고 나올 경우 우리로서는 사실상 대책이 없다"며 "파란과 실제로 이같은 내용의 계약을 맺을 경우 다른포털들과 연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제소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수밖에 없을 것"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