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 낙선이라는 정치적메시지가 너무도 뚜렷한 영화 '화씨 9.11(Fahrenheit 9.11)'이 예상대로 북미영화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는 27일 캘리포니아주 엔시노에 기반을둔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의 잠정집계 결과 지난 25일이후 주말 사흘동안 미국과 캐나다 개봉관에서 2천180만달러의 입장수입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 주 1위'닷지 볼(Dodgeball:A True Underdog Story)'을 능가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의 영예에 빛나는 '화씨'에서 무어 감독은 이미알려진 것 처럼 철저하게 부시 대통령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할리우드 등 약 868개개봉관에서 뚜껑을 열어 다큐영화로서는 최대의 흥행성공을 거뒀다. 미 전역의 진보성향 인사들에게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백악관이나 이라크전쟁을 지지하는 보수진영으로부터는 혹독한 비난과 함께 연방선거위원회(FEC) 선거법위반 가능성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동전의 양면과 같은 영화다. 그러나 한동안 이 영화는 화제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부시 진영에서 보면 방대한 양의 비디오자료와 인터뷰, 각종 문건을 동원, 작심하고 제작한 무어 감독의 이 영화는 3개월여로 닥친 선거기간중 혹독한 악재가 될수 있다. 물론 부동표의 향방을 부시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컬럼바인고교 총기난사 사건을 주제로 한 다큐영화 '볼링 포 컬럼바인'으로 지난 2002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무어 감독은 이 영화에서 부시가문이 오사마 빈라덴을 포함한 사우디의 유력가문과 개인적으로나 사업파트너로 긴밀한 관계를 갖고있다고 주장하고 그 증거로 빈 라덴 가문 24명을 포함해 사우디인 140여명이 민항기이착륙이 금지된 상태에서도 행정부의 도움을 받아 출국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외 부시 부자가 빈 라덴가(家) 인사들과 악수하는 사진 여러 장도 소개한다. 심각한 정치소재영화가 단연 정상을 차지한 가운데 호텔거부의 두 딸을 보호하는 연방수사국(FBI) 흑인요원들이 어쩔 수 없이 백인으로 분장, 딸 노릇을 하면서벌어지는 내용을 다룬 코미디 영화 '화이트 칙스(White Chicks)'는 1천960만달러로2위를 차지했으며 벤 스틸러의 스포츠코미디 '닷지 볼'은 1천850만달러로 3위가 돼지난 주보다 두 계단을 내려섰다. 이밖에 톰 행크스와 캐서린 제타-존스가 출연한 '터미널'은 1천390만달러로 4위였으며 '노트북(The Notebook)'은 1천300만달러로 5위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