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행정수도 이전, 수도권기업 지방이전 등 참여정부의 핵심정책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손학규 지사는 정부의 비수도권 중심의 산업정책에 대응해서 수도권경제의 장기비전을 마련하는 한편 중앙정부에 대해 분명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손 지사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행정수도 이전은 몇몇 행정기관의 이전이 아닌, 헌법기관을 포함한 정치ㆍ행정의 중심이 이동하는 명백한 수도 이전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현 정부가 수도권기업에 대해 장려금을 주면서 지방이전을 독려하고 있지만 수도권은 도로 항만 공항 등 인프라와 인력조달 여건 등 산업입지면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에 '동북아 첨단산업 메카'로 발전할 것"이라고 지역경제 장래에 대해 낙관했다.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려운 경제현실과 주한미군 이전 및 감축이라는 새로운 안보상황 속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력을 집결해야 할 때입니다. 수도를 옮기기보다는 그 비용으로 비수도권 지방에 산업거점도시를 육성하는 것이 경제 살리기의 지름길이며 균형발전에도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현 시점의 수도이전은 재고돼야 합니다. 설사 장기적으로 이전의 타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국민적인 합의를 거쳐야 합니다. 추진과정의 문제점이나 재원조달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런 식은 안됩니다.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발의하지 않고 국회에서 결정하라고 공을 넘긴 것은 직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결정토록 하는 것은 수도이전을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외자유치에 열심이신데…. "LG필립스LCD사와 일본 스미토모화학 등 33개의 외국기업으로부터 1백13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1만7천여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됩니다. 이달 말에도 영국 등 유럽을 방문해 LCD 자동차부품 등의 첨단기업유치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동북아 첨단산업 메카'가 될 수 있도록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기업을 선별해서 유치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수도권기업 지방 이전을 촉진하고 있는데 대응책은 있는지요. "수도권을 '동북아 첨단산업 메카'로 키울 것입니다. 경기도 파주∼수원∼화성·평택을 거쳐 충남 탕정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의 LCD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파주의 1백10만평 LCD단지와 화성ㆍ평택에 조성을 추진 중인 1백30만평의 IT-LCD 부품ㆍ장비 전용단지를 연결하는 거대한 클러스터입니다. 또한 수원 이의동∼안양∼판교∼양재를 연결하는 IT-R&D클러스터 구축도 추진됩니다. 이의동에는 30만평 규모의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나노특화팹센터, 바이오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경제상황을 너무 낙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심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지만 국민들도 알 것(경제가 어렵다는)은 다 알고 있습니다. 가게와 식당은 텅텅 비었고 손님을 태우려는 택시 줄이 현저히 늘어났습니다. 지난 초파일에 보니 연등 수가 20∼30% 줄어 든것 같습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합니다. 대기업을 독려해 투자계획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투자계획을 내놓도록 정책을 이끌어야 합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