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요 은행들의 시설자금(생산설비 투자에 활용되는 자금) 신규공급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또 기업들의 오는 3.4분기 경기전망도 비관적이어서 은행들의 시설자금 공급실적 감소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올들어 지난 5월말까지 기업들에 신규로 공급한 시설자금은 1조5천6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7천993억원보다 12.9%가 줄었다. 이에 비해 임금지급 등 기업운영에 사용되는 운전자금의 신규공급 규모는 2조4천520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조8천772억원에 비해 30.6%가 늘어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내수침체와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생산시설 확충 등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어 시설자금 공급이 줄었고,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일시적인 자금난을 막기위해 운전자금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의 시설자금 신규대출 실적이 7천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971억원보다 29.7%가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이 기간 운전자금 신규대출 실적도 7조5천1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8조7천540억원에 비해 14.1%가 축소됐다. 기업은행은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공급한 시설자금이 1조5천9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4천342억원보다 11.5%가 증가했으나 순수한 생산시설 확충용 자금은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파트형 공장 건립 등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실적을 제외하고 기계 도입 등 생산시설 확충에 들어간 시설자금만 고려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 기업은행의 운전자금 공급실적은 6조8천472억원으로 지난해의 7조5천478억원보다 9.3%가 줄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오는 3.4분기에 대한 기업들의 경기전망도 좋지 않아 시설자금 수요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천485개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9에 그쳐 경기가 2.4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BSI는 1OO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앞선 기간보다 경기를 밝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반대의 경우를 뜻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