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권정부 출범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킨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신병관리 문제가 이라크측의 법적 책임하에 미군이 계속 구금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이에 따라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의 지난 15일 `후세인 신병 2주내 인수' 발언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반대입장 표명으로 불거졌던 양측간의 갈등이 일단 봉합될 전망이다. 연합군임시행정처(CPA)의 한 소식통은 16일 모처에서 미군이 구금중인 후세인 신병에 대한 법적 관리권을 주권정부 출범에 맞춰 이라크측에 넘기되 미군이 구금책임을 계속 맡는 쪽으로 거의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폴 브리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이라크 당국이 후세인의 신병을 적절히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부시대통령이 표명한 뒤 이같은 타협안을 이라크측에 제시했다. 앞서 브리머 행정관은 후세인의 신병처리 문제와 관련, "법적인 구금과 육체적구금은 별개 사안일 수 있다"며 이라크측 요청이 있을 경우 법적 구금권을 넘기되신병은 한동안 직접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말릭 도한 알-핫산 이라크 임시정부 법무장관은 "미국이 후세인 신병을 우리측에 넘겨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달 말의 주권인수 후 후세인의 신병관리 책임은 우리가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치안상황을 고려하면 미군 주도의 연합군 당국과 협조하는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연합군측에 일정 기간 후세인에 대한 계호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권정부 출범후에도 이라크의 법적 책임하에 미군이 상당 기간 후세인을구금하는 책임을 맡는 쪽으로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르기스 사다 임시정부 대변인은 미국측은 후세인의 신병이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며 주권인수 전에 후세인의 신병문제를 둘러싼 세세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인의 신병관리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이라크 임시 정부가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후세인이 미군의 구금상태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와논란이 일고 있다. 요르단 일간 알-아랍 알-욤은 16일자에서 지난해 12월 미군에 체포된 후세인을2차례 면담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보고서를 인용해 후세인이 구금중 육체적, 정신적 고문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ICRC가 기밀로 분류해 놓은 이 보고서를 입수한 경위와 구체적인고문 방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ICRC 조사관들은 지난 2월 미군측의 허가를 얻어 모처에 구금돼 있는 후세인을만나 요르단에 체류중인 그의 딸 라가드의 편지를 전해 주는 등 모두 2차례 면담했다. 한편 바키트야르 아민 임시정부 인권장관은 "후세인 뿐만아니라 미군측이 계속구금 의사를 밝힌 4천∼5천명의 이라크인 포로들을 처리하는 문제에서도 협력관계를구축해야 한다"고 말해 이와 관련한 타협점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바그다드.암만 AFP.UPI=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