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개발계획 발표로 땅값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 '효자ㆍ효녀'가 많이 나오고 있다. 평소 고향을 자주 찾지 않던 자식들이 땅값이 크게 오르자 고향집을 문턱이 닳도록 방문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특히 많이 나타나는 곳은 LCD공장이 들어서는 경기도 파주시와 충남 아산시,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충북 청원군 및 충남 공주시 연기군,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화성시와 김포시 등이다. 이들 지역에선 주말이면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쉽게 눈에 띈다. 전화도 자주 하지 않던 자식들이 보약 등 선물 보따리를 들고 고향을 찾고 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전언이다. 특히 지난 어버이날에는 명절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몇 년째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며느리와 자식도 눈에 띈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충남 아산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모를 찾아 온 자식들이 돌아가는 길에 중개업소에 들러 개발 현황 및 땅값 추세를 묻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땅값이 크게 올라 수십억원대 부자가 된 원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개발지역 주변부에 사는 부모를 둔 경우 땅값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부모님 대접이 극진할 수밖에 없다. 신도시 등으로 수용되는 경우엔 두둑한 보상금이 풀리고 있어 당장 현금을 만질 수 있다. 판교신도시 아산신도시 김포신도시 파주신도시 등에선 현재 수조원에 달하는 보상금이 풀리고 있다. 20년 이상 토지거래를 중개한 JMK플래닝의 진명기 사장은 "개발지역에서는 예외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나중에 효도를 받기 위해선 자식보다는 땅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