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4일 발표한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한국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지키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한국을 최상위 그룹인 1등급으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문제를 인식하고 희생자를 지원하고 인신매매꾼들을 사법처리하고 인신매매 관련 법률을 향상시키는데 꾸준한 노력을 보여줬다"면서 "한국은 2003년에 인신매매 범죄를 다루는데 추가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한국과 함께 1등급으로 분류된 국가들은 호주, 영국, 캐나다 등 모두 25개국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은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국가들로부터 성적착취의 목적으로 매매되는 여성들의 중간 경유지 또는 목적지이며 중국 및 러시아 여성들도 한국으로 밀매된다"면서 "한국 여성들도 일본과 미국에 밀매되며 때로는 캐나다를 경유해 미국으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의 인신매매 담당 특별고문 존 밀러는 이날 인신매매 등급 분류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이 보고서의 제안사항중 하나는 일부 외국인들에 대한 비자 요건을 검토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인들이 캐나다를 경유해 미국으로 밀입국하고있다는 일부 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 한 사례에서 언급됐다"고 말했다. 밀러 고문은 "우리는 캐나다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 그룹인 3등급 국가로 분류됐다. 3등급 국가들은베네수엘라, 수단, 시에라리온, 쿠바 등 모두 10개국이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강제노동과 성적착취의 목적으로 매매되는 사람들의 근원지"라면서 "북한은 범죄자들과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강제노동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북한 남녀 및 어린이 수천명은 강제노동에 종사하며 노예상태에서 종종 숨지기도 한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과 식량을제공하지만 경제상황의 악화로 수천명이 계속 중국, 러시아, 몽골 등으로 탈출하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특별감시대상국'이라는 부문이 새로 만들어졌으며 이 부문에는 ▲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라간 국가들 ▲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라간 국가들▲ 2등급 국가들중 전년에 비해 심각한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을 증대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공하지 못하는 국가 등이 포함된다. 보고서는 특별감시대상국에 포함된 국가들은 2005년1월 의회에 중간 평가보고서를 제출할 때 다시 조사를 받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본을 특별감시대상국에 포함시키며 "일본의 인신매매 문제는 크고국제적 범죄조직인 야쿠자가 연루돼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본 정부는 자국내 중대한 인권범죄인 인신매매문제를 다루기 위해전면적으로 자원을 동원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