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마크는 지난 93년 제정된 이래 10여년 동안 국산 신기술의 증표로 자리매김해 왔다. KT마크 획득은 곧 신기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KT마크가 한국의 신기술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신기술 가운데 상당수는 상품화를 거쳐 국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KT마크 제도는 신기술 개발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또한 우리나라를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시키는 데도 한 몫을 단단히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KT마크 제도가 이뤄낸 대표적 성공 사례들을 소개한다. (1) LG화학, 천연 계면활성제 세제 천연 계면활성제를 이용한 환경친화성 농축 분말세제로 지난 99년에 KT마크를 받았다. '한스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이 세제는 우수한 세척 성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비이온계 계면활성제를 적용, 기존 농축세제에 비해 가격은 비슷하면서도 물성은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친환경 물질을 소재로 활용,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했으며 기존 공정을 대폭 단축, 비용을 절감하고 공해물질 발생을 크게 줄였다. (2) 현대차, VGT 장착 승용 디젤엔진 가변용량 터보차저(VGT)를 장착한 승용차용 디젤엔진을 개발, 지난해 KT마크를 획득했다. 이 제품은 엔진에 흡입되는 공기량을 엔진 속도에 맞게 조절, 엔진의 연소 효율을 높여준다. 엔진의 속도에 관계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흡입되는 공기량을 제어할 수 없는 기존 장치와는 달리 엔진으로부터 나오는 배기가스의 속도를 변화시켜 흡입 공기량을 조절할 수 있다. VGT 엔진의 출력은 1백25마력으로 일반 터보차 엔진의 출력(1백11마력)보다 높다. (3) SK케미칼, 특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생산해온 특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 기술을 국산화,지난 94년에 KT마크를 땄다. 이는 화학물질의 혼합 분리 세정 여과 증류 등 모든 단위 공정을 포함하는 생산 기술로, 불순물 제거를 통해 수지의 순도를 높이는 공정을 핵심으로 한다. 불활성 기체를 가압해 원료의 분해를 방지하고 저분자량의 불순물을 제거시켰다. (4) 삼성테크윈, 초소형 터보압축기 압축 공기를 이용해 동력을 전달하는 세계 최소형 터보압축기 '마이크로 터보 마스터'를 개발, 올해 KT 인정을 받았다. 이 제품은 공기로 회전축을 지지하고 별도의 기어박스 없이 초고속 모터를 통해 직접 구동되는 1백75마력급 장비로 오일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기존 터보압축기에 비해 효율이 뛰어나며 압축 공기에 유분이 전혀 없고 기어시스템과 윤활시스템을 제거함으로써 제품 구조를 단순화했다. 제품의 크기와 무게를 크게 줄임으로써 설치가 용이하고 윤활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폐유 처리 문제도 없다. (5) 알파로직스, 3차원 위조방지 기술 세계 최초로 이미지 데이터와 텍스트 정보를 동시에 암호화하는 '3차원 화상 암호화 기술'(3D SIS)을 개발, 2003년 KT마크를 땄다. 3D SIS는 여권 등 인쇄물의 위조를 방지하는 암호화 기술에 3차원 화상 암호화 기법을 적용한 것으로 현재 법무부 국방부 등 정부기관에서 발급하는 신분증 등에 활용되고 있다. 기존 기술이 홀로그램 등 기초적인 광학 방식에 의존한 반면 3D SIS는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이미지로 암호화해 위조 방지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 LG생명과학, 퀴놀론계 항균제 퀴놀론계 항균제인 제미플록사신을 개발, '팩티브'라는 제품명으로 상용화해 지난해 KT마크를 받았다. 팩티브는 국내 개발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제미플록사신은 기관지염 등을 일으키는 호흡기 감염균에 대해 탁월한 약효를 가지고 있으며 폐렴, 부비동염 등을 치료할 수 있다. 기존 퀴놀론계 항균제처럼 광독성 간독성 심장독성 등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 삼성전자, CDMA 방식 모뎀 96년 이동통신 기지국과 단말기 간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 무선신호를 연결시켜 주는 모뎀을 개발했다. 이 모뎀은 8개 CDMA 채널에 대한 디지털 무선신호의 변조와 복조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이 모뎀에는 신호의 복조 변조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칩이 들어 있으며 성능 향상을 위한 디지털 신호프로세서(DSP)와 운영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다. (8) 한국씰마스타, RCP용 미케니컬 실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는 고온 고압의 냉각재를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사이로 순환시키는 장비로, 냉각재가 펌프 외부로 누설되는 것을 방지하는 밀봉 장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 회사는 구조변형, 탄성체 윤활, 열전달, 진동 등 기계공학 각 분야의 요소 기술을 접목해 RCP용 미케니컬 실(Seal)을 국산화, 올해 KT 인정을 받았다. 전문화된 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선진화된 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미케니컬 실의 신뢰도와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정밀가공 등 모든 제작기술을 국산화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