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등 선두권 자동차업체들이 미국 수출용 차랑에 대해 내수용보다 파격적으로 좋은 무상보증수리(개런티) 조건을 적용, 형평성 시비와 함께 `출혈 판매'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무상보증수리 조건은 국내 완성차업체가 내수용에 적용하는 것보다도 훨씬 나빠, 이래저래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은 불리한 구매 조건을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대표 정몽구 회장)는 국내 판매용 에쿠스,EF소나타,아반테XD,라비타 4개 차종의 엔진 및 동력전달 장치에 대해 5년.10만㎞,기타 차종에는 3년.6만㎞의 개런티를 주고 있다. 반면 현대차가 미국 현지 판매용에 적용하는 개런티는 차종 구분없이 10년.10만마일(약 16만㎞)로 내수용의 2배 수준이다. 그밖의 자체와 일반 부품에 적용되는 개런티를 봐도 내수용 에쿠스,EF소나타,아반테XD,라비타 4개 차종이 3년.6만㎞(기타 차종 2년.4만㎞)로 미국 현지 판매용(5년.9만6천㎞)보다 훨씬 나쁘다. 기아차[000270]의 경우 판매가 부진한 쎄라토(10년.15만㎞)와 옵티마(5년.10만㎞)만 제외하고 대다수 내수용 차종의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에 대해 공히 3년.6만㎞의 개런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도 미국내 판매용 차량에 대해서는 현대차와 똑같이 10년.16만㎞의 무상수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GM대우는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에 대한 개런티를 내수용 5년.10만㎞, 미국 현지 판매용 5년.6만마일(9만6천㎞)로 정해, 차이는 크지 않지만 오히려 국내 소비자들을 우대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한편 국내 수입차의 무상수리 개런티를 살펴 보면 현대차나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제공하는 개런티가 얼마나 파격적인 것인지를 더 쉽게 알 수 있다. 수입차협회(회장 손을래)에 따르면 BMW, 벤츠, 캐딜락, 페라리, 폭스바겐, 볼보,사브, 푸조, 포드, 랜드로버, 재규어 등 대다수 수입차의 엔진 및 구동장치 보증수리 기간은 3년에 불과하다. 또 무상수리를 보증하는 주행거리도 6만㎞(BMW,벤츠,캐딜락,볼보,랜드로버,포드,푸조,사브 등)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같은 수입차 개런티는 보증기간, 주행거리 양쪽 모두에서 현대차나 기아차가내수용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조건(5년.10만㎞)보다도 못한 것이다. 수입차 중에는 렉서스(4년.10만㎞)와 포르쉐(4년.주행거리 무제한)가 개런티면에서 다소 우위에 있었으나 현대차나 기아차의 미국시장 개런티(10년.16만㎞)와 비교하면 역시 절반 이하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 초기에는 현대차나 기아차가 주로 `저가 마케팅'전략을 구사했다"면서 "`한국차는 싸구려'라는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떨쳐버리기위해 가격을 현실화하는 대신 파격적인 무상수리 개런티를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가격과 마찬가지로 무상수리 개런티도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마케팅 전략의 하나"라면서 "미국 시장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