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지난 10여년간 간병해 오던 부인 낸시 여사는 남편의 죽음에 비통해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인이 오랜 고통에서 벗어난 데 대해 안도하고 있다고 가족 대변인이 6일 전했다. 조앤 드레이크 대변인은 "레이건 부인에게 지금은 극도로 비통스러운 시기이지만 고인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저 세상으로 떠난 데 대해 분명히 안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음을 세상에 밝힌 뒤 서서히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끊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최근 몇 해 사이에는 부인이나 다른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막내딸 패티는 지난 해 12월 아버지가 더 이상 말을 하거나 걷거나 혼자 힘으로먹지도 못하고 병상에 누워 있으며 82세의 어머니가 항상 곁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년간 레이건 전 대통령을 대변해 온 드레이크 대변인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타계를 알리는 낸시 여사의 성명을 대독한 뒤 "지난 10년은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다. 레이건 부인과 가족은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동정의 물결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은 현재 남편과 아버지, 할아버지이자 영웅이었던 사람을 잃고 깊은슬픔에 잠겨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의 시신이 안장되기 전에 필요한 준비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산타모니카 시신안치소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이건 전 대통령 사망 후 전세계 유명인사들로부터 수천통의 조문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면서 지난 해 자신도 알츠하이머병에걸려있다고 밝힌 배우 찰턴 헤스턴도 조문전화를 걸어 왔다고 전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낸시 여사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일요일인 6일 저녁 6시부터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에서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촛불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