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51) 경기도 파주시장이 4일 오후 3시47분께서울 서빙고동 반포대교 북단에서 한강으로 투신해 숨졌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운전사 이모(31)씨와 함께 강남방향으로 다이너스티 차량을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다 300m지점에서 차에서 갑자기 내려 한강으로 뛰어내렸으며, 긴급 출동한 경찰은 이 시장을 오후 4시께 구조해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4시25분께 숨졌다. 이 시장의 투신을 말리려다가 한강으로 함께 뛰어내린 운전사 이씨의 시신도 오후 5시40분께 투신지점 바로 아래에서 인양됐다. 지금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거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회유력인사는 지난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시작으로 안상영 전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김인곤 전 광주대 이사장, 박태영 전 전남지사와 이 시장 등 모두 6명이다. 이 시장의 차에서는 A4용지 절반크기의 지인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 2장과수첩 1권, 지방분권화 관련 소책자 1권이 있었고 투신지점에서는 운전사 이씨의 상의와 신발이 발견됐다. 목격자 김모(32.여)씨는 "차를 몰고 반포대교를 건너고 있는데 앞 차가 멈추더니 뒷좌석에 있던 사람이 내려 다리 난간 쪽으로 걸어가자 앞좌석의 사람이 뒤쫓아갔다"며 "먼저 내린 사람이 투신하자 이를 잡지 못한 앞좌석에서 내린 사람이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 심모(61)씨는 "반포대교 아래에서 낚시를 하는데 다리 중간에서 검은 물체가 떨어졌고 다리 위에서 한 사람이 안절부절하며 왔다갔다 하다 상의를 벗고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과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차의 사이드 브레이크가 걸려있지 않아 차가 경사진 노면을 따라 구르는 바람에 지구대에 신고된 위치와 달랐던 것으로 미뤄 운전사 이씨가 급박하게 이 시장의 투신을 막으려다 실패하자 자신이 직접 구조하려고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의 투신경위와 정확한 동기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이 시장이 운전사와 함께 오늘 오후 1시께 `개인사정으로서울로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시장이 한강에 투신한 뒤 그의 금품 수수 혐의를 포착, 내사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올해 설립된 W대학측이 학교 건물 신축 과정에서 편의를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파주시 관계자 등에 로비를 벌인 혐의를 최근 포착, 수사를벌여왔다. 검찰은 작년 7월 당시 파주시 기획담당관을 지낸 박모씨가 대학측으로부터 편의제공 등 명목으로 1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박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계좌추적 작업 등을 통해 이 시장이 2천만원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이날 오전 수사관들을 파주시장실로 보내 대학신축 문제와 관련된 자료 등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 시장이 사무실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시장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이 시장이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틀전께부터 이 시장에 대한 금품 수수 정황이 일부 포착되기시작했으나 현재 이 시장 비서관에 대한 소환 등 조사가 진행되는 상태였고 이 시장본인에게는 정식 소환을 통보하거나 소환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숨진 이 시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86년 현대자동차이사대우, 96년 현대정공 이사, 2000년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 이사와 상무이사를지냈으며, 2002년 INI스틸 영업담당 전무이사를 거쳐 2002년 한나라당 후보로 파주시장에 당선됐다. (서울=연합뉴스) 경찰팀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