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국토연구원과 공동으로 4일 개최한 "공공택지 및 주택공급제도" 공청회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건교부 자문기구인 주택공급제도 검토위원회와 국토연구원이 각각 제시한 제도 개선 방안과 주공아파트 원가 공개 여부를 놓고 공방이 펼쳐졌다.


정부는 채권입찰제와 원가연동제 도입 등 택지공급제도 개선방안은 물론 주공아파트 원가공개 여부에 대한 입장을 이달말까지 확정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원가를 공개하든 연동제로 하든 전매금지 등 청약과열을 막기 위한 강력한 억제장치가 병행될 것은 분명하다.


이는 또다른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25.7평 초과


채권액을 가장 많이 써내는 업체에 택지를 공급하는 '채권입찰제'를 도입하는 쪽으로 이미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채권입찰제는 감정가와 시세 간 차액의 일부를 상한액으로 정한 뒤 채권을 발행해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다.


환수한 개발이익은 국민주택기금으로 편입돼 임대주택 건설용 등으로 쓰인다.


건교부와 국토연구원은 채권(20년 만기·연리 2% 기준) 상한액을 감정가와 시세 차액의 1백%로 정할 경우 개발이익의 46%까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등 인기 지역의 경우 업체들이 모두 채권 상한액을 써낼 가능성이 커 오히려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채권입찰제를 도입하면 인기 지역의 분양가가 10∼20% 안팎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5.7평 이하


택지는 지금처럼 감정가로 공급하되 분양가를 건축비와 연계(표준건축비 고시)하는 '원가연동제'와 채권입찰제,그리고 건설회사는 시공만 담당하는 공영개발 방식 등 3가지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현재로서는 원가연동제 방식 도입이 가장 유력하다.


원가연동제를 도입할 경우 정부는 표준건축비 증가율 하한선을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책정해 건축비를 현실화해 줄 방침이다.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중소형 평형의 분양가는 최고 30%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약 과열 방지


다만 시세 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와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청약 자격이나 전매 기준 등이 대폭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연구원은 △무주택자와 소형 주택 거주자에게 청약 우선권을 부여하고 △분양 우선 자격을 평생 1회만 허용하거나 10년간 재당첨을 금지하고 △분양 후 일정기간(3년 이상 보유 및 1년 이상 거주) 매각을 금지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럴 경우 소형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말 그대로 당장 입주가 가능한 실수요자만이 소형 주택을 청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재산권 행사를 제약한다는 반론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