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공약인 `분양원가 공개'방침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가,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당혹감 속에 서둘러파문진화에 나섰다. 우리당은 1일 건설교통부와의 당정협의에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에 대해원가연동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의견을 모은 뒤 분양원가 공개를 사실상 포기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노당 등 야당이 한 목소리로 우리당을 비난하고 나선데이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물론 심지어 우리당당원들도 `쓴소리' 대열에 적극 가세했다. 2일 현재 우리당 인터넷 홈페이지의 당원게시판에는 전날 당정협의 내용과 관련된 100여건의 글이 등록된 상태다. `벌써부터 배가 불렀나' `탈당하겠으니 기존에 납부한 당비와 후원금을 돌려달라' `초심을 잃어버린 우리당 의원은 사퇴하라', `분양원가 공개 백지화에 앞장선 XXX는 탈당하라'는 등의 과격한 내용이 넘쳐났다. 당 지도부는 `원군'인 시민단체와 네티즌이 `안티 연금운동'으로 민생 현안에대한 집단적 의사표출을 한데 이어 이번에는 분양원가 공개문제에 `화력'을 집중할기미를 보이자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분양원가 공개문제는 주택법을개정해야하는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다시 당정간 논의가 될 것"이라며 "원가연동제도건교부에 확실하게 동의를 해준 것이 아니고, 4일 공청회 결과를 놓고 신중하게 다시 검토한다는게 어제 당정협의의 결과"라고 해명했다. 천 대표는 이어 "나중에 국회 상임위가 구성되고 본격적으로 정책위가 가동되면다시 당정협의를 갖고, 최종적으로는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결정하는게 절차"라며"소속 의원 중 90% 가까이가 분양원가 공개에 찬성하고 있고, 총선공약인만큼 단칼에 백지화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또 "당초 총선공약은 공공주택의 분양원가 공개를 신중히 검토한다고돼 있었고, 어제 당정협의 결과도 내가 설명한 정도인데 언론이 총선공약을 한달만에 뒤집은 것으로 보도한 것은 지나치다"며 언론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전날 당정협의의 언론 브리핑에서 "분양원가 공개의 목적은 주택가격의 안정인데 원가연동제가 도입된다면 실익이 없다"고 말한 안병엽 제3정조위원장도 기자들과만나 분양원가 공개 백지화는 당의 입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분양원가 공개는 나중에 국회 상임위가 구성되면 건설위원들이 당정협의에 같이 참여해 논의하고 필요할 경우 의원총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형(洪在馨) 정책위의장도 기자들에게 "내가 하지 않은 말이 보도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