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주요 국내 기업들이 적대적 M&A(인수·합병) 위협에서 벗어나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사주 취득제한을 풀고,우리사주조합의 차입을 통한 자사주 매입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경영권 보호장치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또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폐지된 의무 공개매수제(경영권 취득을 목적으로 주식을 매집할 경우 지분율이 '50%+1주' 이상이 될 때까지 공개 매수하도록 의무화)를 전면적으로 또는 일부 기간산업에 한해 선별적으로 재도입하는 문제도 검토키로 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2일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경영권 방어에 많은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다"며 "경영권 보호장치를 강화해주는 방향으로 M&A 관련 규정을 손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범위를 점차 줄여가는 것에 맞춰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자사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금지 △취득 제한(배당가능 이익범위 내) 등의 규제를 폐지 또는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우리사주조합이 돈을 빌려 할인된 가격에 자사주를 살 수 있도록 증권거래법을 개정,외부의 적대적 M&A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의무 공개매수제와 관련,김 국장은 "경영권 보호를 위해 전반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많으며 의무 공개매수제도도 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는 규제성격이 짙은 의무 공개매수제의 경우 '금융 허브'를 추진하는 국가경영전략과 맞지 않는데다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 입장이다.


의무 공개매수제는 정유 통신산업 등 일부 기간산업에 선별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