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지도자들이 향후 출범할 임시정부에서 대통령 또는 총리직을 쿠르드족이 차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임시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미국 대통령 특사에게 전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쿠르드족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과도통치위원인 자랄 탈라바니 쿠르드 애국동맹(PUK) 총재가 지난 21일 로버트 블랙윌 미국 대통령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 민주당(KDP) 총재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탈라바니 총재는 쿠르드족은 임시정부의 2명의 부통령직중 한 석을 차지할 생각이 없다는 점도 블랙윌 특사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쿠르드족 지도자들의 이같은 입장은 주권이양과 함께 출범할 임시정부에서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이 2명의 부통령직 중 한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온 점에 비춰볼때 임시정부 구성작업에 있어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쿠르드족은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가교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2천500만 이라크 국민중 시아파가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대부분의 쿠르드족은 수니파이며,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이후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수니파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수드 바르자니 KDP총재는 지난 16일 쿠르드지역을 방문한 폴 브리머 미군정최고행정관과 다크하르 바르자니 유엔특사를 만나 임시정부 구성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