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소기업인들은 사업할 의욕을 잃고 있습니다.중소기업인들도 경기살리기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만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주십시요."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있은 노무현 대통령과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이 건의한 주된 내용이다. 내수경기가 얼어붙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중소기업들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자금난 해결과 판로개척,생산인력확충을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자금난 덜어달라=김기문 시계조합이사장(로만손 대표)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한도를 늘려달라고 건의했다. 그는 "요즘 자금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다"고 전제한뒤 "시장규모는 커졌는데 신용보증기관은 보증여력이 부족해 보증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이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태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씨앤에스 대표)은 "중소기업이 막대한 돈을 투입해 신기술을 개발하고도 쓰러지는 것은 정작 제품화단계에서 자금이 없기 때문"이라며 "기술 등의 무형자산을 담보로 인정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권 금형조합이사장(재영솔루텍 대표)도 "중소기업이 고부가산업으로 전환하려해도 자금이 없어 업종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전환지원기금을 조성해 줄 것을 희망했다. ◆판로개척 도와달라=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정작 판로를 찾지못하는 중소기업이 많다며 중소기업인들은 정부가 중소기업들의 판로개척을 측면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노상철 프레임조합 이사장(신일프레임 대표)은 "대·중소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조 못지않게 유통이 중요하다며 유통분야 전문인력도 양성해 줄 것을 건의했다. 김추자 여성경제인협회 이사(대림개발 대표)는 "후발주자인 여성기업들은 특히 판로개척에 어려움이 많다"며 여성기업인들이 생산하는 질좋은 제품에 대해선 국가기관이 우선 구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터보테크 대표)도 "벤처기업이 어렵게 개발한 첨단기술제품에 대해서는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이 적극 구매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재근 금속가구연합회장은 "정부가 비축한 원자재를 중소기업이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원자재난을 덜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산직 인력난 타개책 마련해야=중소기업인들은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데도 부족한 생산인력이 14만명에 이른다며 인력난 해결책 마련을 요청했다. 정봉태 침장조합이사장(대창그랜드 대표)은 "미싱사 대부분이 40~50대 주부들로 앞으로 5년쯤 지나면 일손이 없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인력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노임단가를 현실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순 벤처기업협회 부회장(로커스 대표)은 "지방마다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며 산발적으로 추진하지말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성화된 육성책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