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주둔 러시아군 12명이 한꺼번에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숨지는 등 아흐마드 카디로프 전(前) 대통령 피살 사건 이후 체첸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러시아 내무부 소속 병사 11명은 17일 오후(현지시간) 체첸 수도 그로즈니 남부우루스-마르탄 지역에서 체첸 독립을 위해 싸우는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병사들은 차량을 타고 사고 지점을 지나다 무장 세력의 매복 공격을 받고 전원이 전사했다. 체첸 남부 샬리 지역에서도 매복 공격을 받은 동료들을 지원하기 위해 출동한러시아군 장갑차 1대가 무장 세력이 설치해 놓은 지뢰를 밟아 터지며 1명이 목숨을잃고 4명이 부상했다. 체첸 주둔 러시아군이 하루 동안 12명이 사망하기는 지난 3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체첸 사태가 최근 한층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월 26일 당시에는 러시아군차량이 부대 근처 지뢰밭으로 돌진해 10명이 숨졌었다. 관계자들은 지난 9일 카디로프가 그로즈니 시내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숨진 이후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체첸 유혈 사태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우려해 왔다. 러시아 연방 정부는 카디로프 사망 이후 체첸 정책을 재건 위주로 바꾸고, 전후복구를 위해 더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유화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얼마의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아직 미지수이다. 카디로프 전 대통령을 반역자로 지목해온 무장 세력이 카디로프 제거에 성공한것을 계기로 무장 투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친(親) 크렘린계 체첸정부의 반격도 거세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산과 들이 녹음으로 뒤덮이는 봄과 여름은 매년 체첸 정부군과 반대측무장 세력 간 전투가 더욱 격화되는 기간이어서 체첸 사태는 당분간 악화일로를 걸을 전망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