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삼총사 맑음, 이천수.차두리 흐림.' 유럽 프로축구 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듬에 따라 한일월드컵축구 4강 주역인 유럽파 태극전사들의 성적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박지성, 이영표(이상 PSV 에인트호벤), 송종국(페예노르트) 등 네덜란드 삼총사들이 안정된 기량으로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다른 유럽리그에 뛰는 한국선수들의 활약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다. 올 시즌 초반 현지 적응 실패에 따른 자신감 상실로 장기간 슬럼프에 빠졌던 박지성은 거스 히딩크 에인트호벤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 재기에 성공해 단연 주목을 받았다. 박지성은 1월 13일 에페스컵 트라브존스포르전에서 승부차기 실축을 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이자 현지 언론과 팀 동료로부터 의사소통도 안되며 실력을 신뢰할 수없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미드필더로서 최적격"이라고 옹호한 히딩크 감독의 지원 사격과 올림픽예선에서 플레이메이커로 연승을 이끌며 자신감을 회복해 박지성의 감각은 뒤늦게발동이 걸렸다. 위트레흐전(3월8일)에서 무려 4개월만에 골을 터트리며 기력을 회복한 그는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컵 8강전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덴하그전(5월10일)에서 시즌 6호골을 쏘아올려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슬럼프에 마침표를 찍었다. 붙박이 수비수 이영표는 성실한 성격답게 시즌 내내 풀타임을 소화하며 에인트호벤 수비라인의 기둥으로 자리를 굳혔다. 페예노르트의 송종국은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현지 언론의 질타를 받았지만중반 이후 페이스를 되찾아 주전 수비수로서 제몫을 해내 3년차가 되는 내년 시즌이더욱 기대된다. 스페인리그 개막전에서 도움을 올리며 산뜻하게 출발했던 이천수는 이후 챔피언스리그에 5경기 연속 출장하며 주가를 날릴 호기를 잡았지만 득점포 신고에 실패해결국 벤치멤버로 전락했다. 드누에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이천수 카드'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지만 지난해정규리그 준우승을 했던 팀이 2부리그 추락 위기에 처하자 니하트, 코바세비치, 알론소라는 주전 공격수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천수가 17일 말라가전에서 후반 투입돼 무려 9개월만에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내년 시즌을 기약할 수 있게됐다는 점이다. 이밖에 차두리는 분데스리가에서 거의 매경기 공격수로 얼굴을 내밀었지만 헤르타 베를린전(2월23일)에서 단 1골을 뽑아낸 것이 올 시즌 활약의 전부다. 더구나 소속팀이 올시즌 성적부진으로 내년에 2부리그 추락 가능성도 있어 차두리의 향후 진로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벨기에의 설기현(안더레흐트) 또한 소속팀의 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무릎 수술에 레바논전 광대뼈 부상까지 겹치는 등 잇단 악재로 시즌 3호골에 그쳐 불운한 한해를 보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