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이 북한에 반출하는 물자는 남한 국내총생산(GDP)의 0.09% 뿐으로 과거 서독이 통일 직전 동독에 반출한 GDP의 1%와 비교해 극히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11일 내놓은 `남북 경제 협력의 현황 및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한 교역 규모는 7억2천400만달러로 2002년의 6억4천200만달러에 비해 12.8%가 늘어났다. 이는 남북한 교역이 시작된 지난 1989년 1천900만달러에 비해 38배에 이르는 규모다. 그러나 작년도 남북 교역 가운데 남한이 북한으로 반출한 액수는 4억3천500만달러로 남한 GDP의 0.09%에 불과했다. 반면 서독이 통일 직전인 1989년에 동독으로 반출한 액수는 당시 서독 GNP의 1%안팎에 이르렀다. 또 대만의 경우 2002년 중 중국에 대한 직접 수출(홍콩을 통한 간접 교역 제외)은 대만 GDP의 0.4%였다. 안예홍 금융경제연구원 동북아경제팀장은 "남북 교역 규모가 늘어났으나 아직은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북한의 인프라 부족과 낮은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2002년 수출액은 총 10억700만달러에 달했으며 이중 남한으로의 반출은 2억7천200만달러로 전체의 27.0%를 차지했다. 북한의 전체 수출액 중 남한 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16.5%에서 99년 19.1%, 2000년 21.5%, 2001년 21.3%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러나 경수로 건설과 금강산 관광산업을 제외하면 대북 투자는 아직부진한 단계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불안정과 미흡한 투자 보장 장치로 인해투자 위험이 큰 데다 ▲전력, 철도 등 북한의 기본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고 ▲기업인의 통행 및 통신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