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랩어카운트에 관한 한 최강자다.


작년 10월 20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여섯달 동안 8천5백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는 전체 일임형 랩시장의 30%를 육박하는 수준이다.


'랩시장을 삼성증권이 독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삼성증권은 다른 증권사들보다 빨리 이 분야에 눈을 떴다.


몇 년 전부터 자산운용을 주력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영업점 직원을 자산관리사라고 부르면서 일찍부터 비즈니스모델을 바꿔 나갔다.


일임형 랩상품이 허용되면서 가장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준비된 회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의 랩상품중 직접투자형은 본사의 머니매니저가 운용한다.


최저 가입금액은 3천만원.


고객과 영업점 직원이 협의해 종목을 선정하고 자산도 배분한 뒤 본사운용팀에 운용을 일임한다.


고객과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서 같이 주식투자를 하는 셈이다.


직접투자형은 시장중립형과 가치투자형, 그리고 성장투자형으로 나뉜다.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절세형 국공채랩도 있다.


시장중립형은 시장의 등락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가치투자형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고려해 종목을 선택한다.


저평가돼 있지만 꼭 오를 수밖에 없는 종목이 타깃이다.


반면 성장투자형은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중요한 검증지표다.


성장가능성이 큰 종목이 주로 대상이 된다.


이밖에 안정적이고 절세효과가 높은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절세형 국공채랩이 있다.


간접투자형은 주로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점 자산관리사가 운용한다.


본사 운용팀에서 투자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이것을 기준으로 매매한다.


간접투자형 역시 안정과 중립, 그리고 공격형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안정형은 채권형 펀드의 편입비율이 높은 반면, 공격형은 인덱스펀드나 테마형 펀드들의 편입비율이 크다.


또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30개 종목으로 구성한 지수를 벤치마크하는 펀드로 구성된 상품도 있다.


삼성증권의 랩운용은 전사적으로 이뤄진다고 하는게 맞다.


물론 22명으로 구성된 랩운용팀이 있기는 하다.


랩운용팀 가운데 운용인력은 13명이고 나머지는 지원인력이다.


랩운용팀이 전부는 아니다.


리서치센터와 투자전략센터, 준법감시팀, 리스크관리팀이 포함된 랩운영위원회와 자산배분위원회가 따로 있다.


직접투자형의 경우 각 유형에 편입될 종목을 선정하고 매매하는 것도 이들 위원회의 토론에서 결정된다.


간접투자형 상품을 운용하는 자산관리사에게 지침을 내려주는 것도 위원회다.


자산배분위원회는 일임형 랩 서비스 시작을 1년 앞두고 구성됐다.


분기별로 시장을 분석하고 리포트를 내면서 효율적인 랩 운용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랩운용위원회는 리서치센터 투자전략센터 상품기획 채권분석 실무진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의 전문가까지 포함돼 있다.


국내 및 해외경제에 대한 진단과 주식ㆍ채권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운용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검토해 향후 전략을 수립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