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연내 중국 방문은이미 예상돼왔지만 18일의 방중 일정 시작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북한이 경제난 속에 북핵문제로 인해 안보 우려가 겹쳐 중국과의 전통적인친선.우호관계 회복을 통한 협조가 절실해 졌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새 지도체제가 들어선지 2년이 됐는데도 북-중간 최고 지도자 상견례가 없었던 점도 김 위원장의 방중 결심을굳힌 계기가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상무 위원장이 작년 10월 평양방문때 후진타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 명의로 김위원장의 방중을 초청한데 이어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 지난 3월 방북에서 다시 후주석 명의로 김위원장을 초청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 중국 지도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으로 두번이나 초청한 만큼 북-중간에 이에 대한 물밑 협의가 당연히 이뤄져 오면서 북한 측의 최종 일정 통보로 김위원장의 방북이 성사됐을 것으로 베이징(北京)의 서방 소식통들은 관측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방북이 지난 13~14일에 있었던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방중1주일도 채 안돼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체니 부통령과 김 위원장의 잇단 방중은 결국 북핵 문제와 무관할 수 없다. 체니 부통령은 중국 지도부에 북한 핵과 핵 장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 북한에 핵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오도록 중재 노력을 강화하도록 압력을가했다고 CNN은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미국의 강경 태도를 재확인한 김정일 위원장은 방중을 통해 소원해진 북-중관계를 회복하면서 북핵 해결에 돌파구를 여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지배적이다. 북핵 문제 해결은 안보 우려와 경제난을 동시에 해결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온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효과도 또 다른 성과이다. 중국의 체면을 살려 주면서 북-중관계를 회복하고 북-미간의 대치 국면 해소에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을 위한 카드 제시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화해없이는 미국의 대북 경제 봉쇄 때문에 경제난 해소를 위한나름대로의 개혁.개방에 나설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를 논의하고 대가로 중국의 경제지원방안과 에너지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베이징(北京) 서방소식통들은 말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방북에 앞서 대표단을 선전(深천)등 남부의 개방도시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과 다롄(大連)등 동북의 대표적인 공업 도시에 파견,개혁.개방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남부의 개방도시보다는 다롄을 개방의 모델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선양이나 다롄을 방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는 것도 북한의 경제난 해결을 위한 개방 의지와 연관되어 생각된다는 분석이다. 중국 고위 관리들도 북한을 방문할 때 때로는 선양과 단둥을 거쳐 신의주로 들어가고 있고, 북한의 일부 상가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자주 거론하는 것도 북한의개방을 동북 3성 진흥 계획과 맞물려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은 중국에 큰 신뢰를 두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서방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정부 주도가 아닌 공산당과 노동당간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특히 중국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들에 대해 저울추 중심을 북한보다는 한국에 두고 있는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불신이 완전히 사라지기 어렵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양측 우호 관계를 회복하고 북핵 문제와 북한 개방에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한 중국 소식통이 귀띔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