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과 국책은행장들은 신용카드 부실이 소규모 기업들의 부실로 옮아가면서 중소기업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은행이 16일 오전에 개최한 금융협의회에서 박승 한은 총재와 은행장들은 "신용카드사 부실이 소규모 중소기업, 특히 음식숙박업 및 소호 대출의 부실로 전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장들은 이에 따라 각 은행이 중소기업 워크아웃 전담팀을 구성하고 채무재조정과 출자전환을 비롯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중소기업 부실 문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장들은 그러나 카드 부실과 관련, "위험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는 하나 이제 한 고비를 넘기고 수습 단계에 들어갔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은행장들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간접투자자산운용법' 시행에 대해 "전통적인 예대 업무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익원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은행 업무기반 확충이 기대된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산 운용을 전담할 등기임원을 별도로 두도록 한 규정에 대해서는 은행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은행장들은 기업 설비투자와 관련, "실물면에서 지난해까지의 감소세를 멈추고 개선되는 기미가 있지만 금융면에서는 아직까지 설비투자 자금 수요가 크게 개선되는 기미가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박 총재는 이 자리에서 "우리 나라의 수출 증가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최소한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생산 호조, 고용 개선 등이 이어지면서 2.4분기 중에는 경기 회복세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황영기 우리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최동수 조흥은행장,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 하영구 한미은행장,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장병구 수협 신용 부문 대표, 이지묵 농협 신용 부문대표, 이규 수출입은행 전무 등 11개 은행의 대표가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