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조사단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서 대체파병지 선정을 위한 실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쿠르드측이 한국군 재건활동을 어느 한쪽에 한정하지 말아 줄 것을 조사단에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주(州)와 술라이마니야주(州) 가운데 적정지역한 곳을 골라 파병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3천600여명 규모인 자이툰 부대는 경우에 따라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로 나뉘어 분산주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쿠르드민주당(KDP)의 한 고위 관계자는 13일 "한국 정부가 재건지원을 목적으로 파병하는 것이라면 한 지역을 선정하지 말고 쿠르드 지역 전역에서임무를 수행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군이 쿠르드 지역에서 자유롭게 재건지원 활동을 펼쳤으면 하는 것이 우리측 입장"이라며 "한국 조사단이 살라후딘의 KDP 중앙당사를 방문했을때 그같은 견해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의 양대 정당인 KDP와 쿠르드애국동맹(PUK)은 송기석 합참작전부장을 단장으로 한 한국조사단의 방문을 앞두고 회의를 열어 한국군이 장소에구애받지 않고 재건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KDP는 도후크를 포함한 아르빌주에서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하고, PUK는 술라이마니야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2개 정당의 이번 합의가 한국 정부의 파병지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군의 한 관계자는 "현지 조사과정에서 나온 얘기들을 지금 단계에서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현지 방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파병과 관련된 구체적인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바그다드의 연합합동동맹군사령부(CJGF-7)에 도착해 11일부터 아르빌을 시작으로 주둔지 선정을 위한 실사에 들어간 현지 조사단은 오는 16일까지 임무를 마치고 17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아르빌=연합뉴스) 박세진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