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오트 쿠튀르 디자이너로 떠오르고 있는 한송이 차이나 패션 위크(3월 28일-4월 3일)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중국시장진출 가능성을 열었다. 한송은 1일 베이징(北京) 소재 베이징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그의 패션쇼에서'우주의 해적들'(Pirates of Space)이라는 주제로 47벌의 신작을 선보여 중국과 구미의 패션 전문가들로부터 "기존의 오트 쿠튀르 개념에 '우주적 미래주의'의 이미지를 가미했다"는 평을 받았으며, 패션기업들로부터 기성복 시장 진출 제의를 받기도했다. 차이나 패션 위크는 중국 최대의 패션행사로 올해는 중국 내외의 정상급 디자이너 20여명과 각국의 패션 관계자, 기자 등 500여명이 몰려와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한송이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가했으며 세계 각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을대상으로 하는 '헴펠 어워드' 부문에서 전지은(31)씨가 참여했다. 이번 한송의 패션쇼에는 프랑스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부르조아가 경비 일체를협찬했으며 베이징에 진출해 있는 이가자 헤어비스는 부르조아와 함께 메이크업을제공했다. 한송의 작품들은 전쟁과 약탈을 일삼던 해적들이 유령이 돼 우주를 떠도는 슬픈모습을 신비롭게 표현한 것으로, 소재는 수작업으로 원단을 만드는 패브릭 디자이너이은일씨가 개발한 투명한 금속 질감의 소재, 실크와 낚싯줄을 엮은 소재 등을 사용해 럭셔리와 모던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전체적인 색조는 금, 은, 투명 톤으로, 금속이 지닌 강하고 차가운 느낌 대신마치 여성의 맨몸이 투명한 금가루, 은가루에 감싸여 있는 듯 가볍고 신비하게 보이도록 했다. 실루엣은 그의 특징인 날카로우면서도 아방가르드적인 선을 우주적, 미래주의적인 느낌을 살려 예민하게 커팅했다. 또 메이크업은 얼굴을 두 부분으로 나눠 눈 위는 여신의 이미지, 눈 아래는 맥박이 뛰는 인간의 이미지로 처리했다. 한송의 쇼를 지켜본 각국 패션 관계자들은 "우주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에 소재의독특성이 가미돼 새로운 차원의 미래지향적 오트 쿠튀르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평가했으며, 중국의 몇몇 대형 의류업체들은 기성복 분야에서의 합작 가능성을 타진해오기도 했다. 한송은 지난해 7월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배트맨'을 주제로 오트 쿠튀르 쇼를 열어 패션 전문가와 기자 등 400여명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올 1월에도 파리오트 쿠튀르협회 주최 패션쇼에서 유럽 주요 언론으로부터 격찬을 받은 바 있다. 한송은 뉴욕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파슨스 디자인학교에서 입체재단과 스케치 과정을 수료했다. '파가니니와 소녀' '오페라의 유령'을 주제로 패션쇼를 여는 등 무대예술과의 공동작업에도 관심이 깊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종호 기자 yes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