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에 강한 저항능력을 가진 한국고추가 개발됐다.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의 김영순 박사팀은 고추 탄저병을 방지하기 위해 탄저병에 강한 유전자인 `펩EST' 단백질을 찾아내 이 단백질을 탄저병 발생시기에 풋고추에 살포하는 방법과 펩EST 단백질을 고추 유전자체에 삽입하는 고추 형질전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고추 탄저병은 탄저병 곰팡이에 의해 고추 열매가 썩는 병으로 매년 고추의 10%이상이 탄저병에 감염되고 이로 인한 손실은 연간 1천억원에 이르는 등 농가에 큰피해를 끼치고 있다. 김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탄저병 저항성 고추는 인체와 환경 등에 관한 안정성검사를 거쳐 오는 2007년께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미 등의 고추는 탄저병에 저항능력을 갖고 있으나 한국고추는 탄저병에저항력이 없다"면서 "그동안 남미고추와 한국고추와의 교배 등 전통적 방법을 이용한 탄저병 저항성 고추 개발이 진행됐으나 유전학적 방법을 이용한 연구는 이번이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탄저병은 빨간 고추에는 감염되지 않고 푸른 고추에만 걸린다는 점에 착안해 실험한 결과, 빨간 고추에서는 펩EST라는 유전자가 작동해탄저병 곰팡이를 퇴치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김 박사팀은 펩EST 유전자를 이용해 두가지 방법으로 탄저병 저항성고추를 개발했다. 우선 펩EST 단백질을 만들어 탄저병 곰팡이와 함께 풋고추에 처리한 결과, 탄저병 곰팡이가 펩EST 단백질의 공격을 받아 풋고추에 침범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펩EST 단백질을 탄저병 발병시기에 고추에 살포하는 방식의 탄저병 예방기술을 개발했다. 김 박사팀은 또 많은 양의 펩EST 단백질을 고추내에서 합성케하는 형질전환법개발에 성공, 탄저병에 저항성을 가진 새로운 고추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열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특허출원과 함께 미국에서도 특허출원중이며 국제적 저널인 MPMI에 발표됐다. 탄저병 저항성 고추는 농약 사용량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고추의 품질향상과생산성 증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다른 작물에도 도입돼 병충해 저항성 신품종 개발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