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출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아이티 대통령의 최종 망명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그가 체류하고 있는 자메이카 관리들이 25일 밝혔다. 자메이카 정부 고위 관계자 2명은 이날 세인트키츠네비스 수도 바스테르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카리브해 15개국 연합 카리브공동체(CARICOM)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들은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남아공 영구 망명은 내달14일 남아공 총선 이전에 이뤄지면 `정치적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의 뜻에 따라 그 이후 시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이티 과도정부는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남아공 망명은 아이티 정국불안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표명하고, CARICOM과도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남아공 외무부 대변인은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망명 수용에 반대하지 않으나 아직 공식 망명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이날 말했다. 그 동안 남아공은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망명 요청이 있으면 영구 망명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아리 스티드 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및 베네수엘라의 망명 허용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알려졌다. 이날 CARICOM 정상회의에서 카리브해 지도자들은 아이티 과도정부의 CARICOM 회원국 자격을 일시 중지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며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 출국 과정에서 나타난 미국의 역할에 여전히 의혹을 드러냈다. 에드윈 캐링턴 CARICOM 사무총장은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회의 불참 사실에유감을 표명해 아이티의 최고 지도자는 아직도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고 제라르 라토르튀 총리가 이끄는 현 아이티 과도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캐링턴 총장은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정상회의 불참 사실을 향후 며칠간 다룰 다수현안 가운데 첫번 째로 논의하겠다고 지적했다. CARICOM 의장인 P.J.패터슨 자메이카 총리는 카리브해 국가들의 개입 없이는 아이티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CARICOM 회원국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패터슨 총리는 미군 파견에 앞서 CARICOM의 개입 요구를 무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반발해군 병력을 파견하지는 않았지만 미주대륙에서 CARICOM의 역할은 저평가될 수 없다고말했다. 그는 또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과 야권이 권력을 분점토록 함으로써 아이티사태를 해결하려 한 CARICOM의 계획이 무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카리브해 지도자들은 라토르튀 총리의 회의 참석과 관련해 라토르튀 총리가 CARICOM과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체류를 허용한 자메이카에 대해 드러낸 기존의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그와 회담할 의사를 현재 갖고 있지 않다고 덴질 더글러스 세인트키츠네비스 총리가 전했다. 또한 카리브 지도자들과 라토르튀 총리 간 회담은 가까운 장래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라토르튀 총리도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더글러스 총리는 덧붙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