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둘러싼 일.중 양국의신경전이 심상치 않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3일 자신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일본 국민의 대(對) 중국 감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가운데 "나는 어떤 나라의 지도자에 대해서도 전몰자 참배를 어떻게 하든 어떤 형식으로 경의를 표하든 이러쿵 저러쿵 말하지 않는다"면서 "그걸 나쁘다고 하면 일본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로 일.중 양국간 정상외교가 중단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중(對中)외교가 정체돼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야스쿠니 참배가 일.중우호관계를 저해한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하는 국가에 대해 일본 국민의 감정을 들어해당국과의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정면으로 되받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오전 답변에서는 자신의 중국 방문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야스쿠니 참배도 이유의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그것 하나로 (중국이) 나의 방문을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 중단이 야스쿠니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날 답변은 일.중 양국관계는 양호하기 때문에 중국이 희망하지 않는다면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던 며칠전의 발언에 비해 다분히 감정이 섞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중국의 반발로2001년 10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판해 왔으며 지난 14일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직접 고이즈미 총리의 거듭된 신사참배를 중-일 관계의 주요 장애요인이라고 비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원자바오 총리의 비난에 대해 "일.중관계는 양호하기 때문에내가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하더라도 양호한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응수했으나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관 공사는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 다음 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간 고속철도 기술공급국가 선정에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며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