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뉴SK플랜'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되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가 실적평가와 인사권을 통해 계열사를 '관리'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SK㈜ 투자회사 관리실과 SK텔레콤 경영경제연구소를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그룹의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기획 등 '브레인' 역할을 맡고 SK㈜ 투자회사 관리실은 재무 인사 사업 등을 총괄하는 체제를 구축한다. SK사태 이후 해체됐던 옛 구조조정본부가 사실상 부활하는 셈이다. 여기엔 최 회장의 측근들이 상당수 포진해 '무게'를 더하고 있다. 옛 구조본에서 인력팀장을 맡다 SK사태 이후 SK아카데미(연수원) 원장으로 나가 있던 정철길 상무가 연구소 경영연구실장에 임명됐다. 구조본 재무팀장에서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보직변경됐던 조기행 상무도 SK㈜ 투자회사 관리실로 들어온다. 박우규 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전무로 승진해 연구소장직을 겸직하게 됐다. 연구소 소장이던 박영호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SK㈜ 투자회사 관리실장을 맡기로 했다. 박 부사장은 최 회장과 미 시카고대 대학원을 같이 다닌 동문이다. 연구소 경영연구실장이던 황규호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위상이 강화될 IR(기업설명)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황 상무는 지난달 SK텔레콤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려다 최 회장의 친정체제 구축에 반발한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인물로 최 회장의 측근으로 통한다. 홍보·IR활동을 강화해 외국인 주주의 지지를 얻어내겠다는 포석이다. SK 관계자는 "과거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조정이나 인력 및 자금을 '통제'하던 구조본과 달리 새로운 체제는 계열사별 독립을 보장하면서 SK 브랜드와 기업가치를 높이는 '관리' 역할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