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 첫 주를 맞은 15일 각 경제 부처는 금융시장과 서민생활 안정 대책과 기존 주요 시책의 추진 방안을점검하는 등 비상시국 하에서의 `경제정책 체제' 가동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이들 부처는 특히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등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재정경제부는 지난 주말 집중적으로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얼마나효과를 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경부는 이날 오전 7시30분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과천 재경부청사를 방문한 정동영 열린 우리당 의장과 집무실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을 떼우며 긴급 면담을 가졌다. 이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전날 강조한 구조조정 등 기존 정책의 신속한 추진 방침과 함께 "불황이 지속되면서 서민생활이 많이 어려운 만큼 서민생활 안정대책을마련하겠다"고 말했고 정 의장도 "17대 국회가 시작되는대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이를 뒷받침하겠다"고 화답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탄핵이 결정된 지난 12일부터 이 부총리 주도로 지속되고 있는'심리 안정용' 행사보다는 국내외 금융시장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시장 안정대책의효과를 점검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날도 이 부총리 주재의 별도 간부회를 갖는 대신 박병원 차관보 주재로 거시정책 및 금융 관계 실무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일일단위로 기관별 매매 동향을 체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 모두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울러 국제금융시장에 한국 경제의 비상사태 대응 능력을 알리기 위해 이날 권태신 국제업무정책관이 스위스에서 열리는 JP 모건 주최 행사에 참석차 출국했으며오는 21일에는 김광림 차관도 21일부터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심인 홍콩에서 아시아주요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국경제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 기획예산처는 평상시의 업무를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으나 돌발 사태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예산처는 탄핵 정국이 행정업무에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이달 말로 예정된 예산 및 기금 편성 지침 마련과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 조기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예산처는 이날 이 부총리와 정 의장의 간담회에서 나온 17대 총선 후 추경 편성에 대해 앞으로 공식 결정된다면 재원 조달과 지원 방안 등의 검토에 들어가야 할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처는 대통령 직무 정지로 고건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을 꾸려가게 됨에 따라 총리실과의 업무 협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리실 업무 지시사항에 각별한 주의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정재 위원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지난 주말까지의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이날 국내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점검했다. 이 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의 동향을 꼼꼼하게 점검해 만일의 사태에대비하고 금융시장 모니터링반은 다른 경제 부처의 대책반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금융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금융시장이 동요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과 서민들의 생활에 애로가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금융시장 모니터링반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의 주가와 환율, 채권 금리 등의지표로 봐서는 탄핵안 가결에 따른 충격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내일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탄핵안 가결로 인한 금융시장의 동요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강철규 위원장이 주재한 주례간부회의에 국장급 이외에 각 국의 주무 과장까지 참석 대상을 확대해 탄핵 정국에따른 업무 자세와 정책 기조 유지를 특별히 지시했다. 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위기는 기회이며 역사나 사회가 발전하려면 고통이따르게 마련"이라고 강조하고 공정위 직원들의 흔들림없는 공무 수행을 당부했다. 강 위원장은 또 "어려운 시기를 맞아 공정위 직원들이 빈틈없고 엄정한 공무 수행으로 시장 질서 교란 행위를 엄단하고 시장 개혁 3개년 계획 등 모든 정책들이 이미 밝힌 계획과 일정에 따라 진행되도록 철저히 점검해 줄 것"을 지시했다. ○... 국세청은 탄핵 정국과 관련, 서울.부산.중부.대전.부산.광주 등 6개 지방국세청장과 본청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림 없이 세무행정에 전념할 것을 다짐했다. 이용섭 국세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근무기강 해이나 세무 부조리 등 국세공무원행동강령 위반 행위 및 정치적 중립 훼손 행위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감찰 활동을 실시해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또 폭설과 조류 독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찾아 지원하고 경제 질서와 민생 안정을 해치는 부동산 투기나 불법 유류.주류 유통, 원자재 매점매석 등에 대해 세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과세할 것을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김대호.이상원.김종수 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