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나흘째인 15일 주요 기업들과 경제단체들은 국내외 금융.주식시장과 산업현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는 가운데 정치적 불안 상황이 경영활동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경제단체들은 탄핵정국속에 '흔들림없이 투자를 확대하고 경제안정에 전념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기업활동에 대한 전방위 스크린 작업에 나섰고, 주요 기업들은 국가신인도 하락을 우려하며 주로 해외사업 진행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경제단체 = 전경련은 탄핵정국으로 경제동향에 이상징후가 있는지 여부를 살피고 대응책 마련을 위해 매일 '일일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시장과 기업활동 등의 이상여부를 챙기기로 했다. 전경련은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곧바로 기업들에 알리고 관련 기업, 업종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탄핵정국으로 경영활동에 차질이 있는지 여부와 기업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어보기 위해 전경련 고위임원이 직접 대기업들을 순방키로 했다. 전경련은 또 경제불안 심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평이나 보고서 발표를 자제하는 한편 기업들에게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계획대로 실행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대한상의는 내부 업무지침을 통해 근무시간중 자리이탈 등을 최소화하는 근무기강을 확립해 줄 것을 주문하는 한편 오는 17일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무역협회는 6개 해외지부를 통해 해외시장 현황 및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KOTRA는 74개국 102개 해외무역관에 동요하지 말고 정상근무를 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내고 해외바이어 동향 파악에 나서는 등 수출지원 체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밖에 경총은 경영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이 수시로 회원사에 연락을 취하며 상황 파악에 힘쓰고 있으며, 기협중앙회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오는 17일 산자부 장관을 초청해 중소기업계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경제5단체는 이날 '경제계 다짐'이라는 성명에서 "탄핵으로 야기된 불안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투자를 확대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 국민경제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주요기업 = 기업들은 지난 주말 경영활동에 악영향을 줄 이상동향이 두드러지지 않은데 안도하면서도 수출 및 내수활동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비상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월요 정례 구조본 팀장회의에서 탄핵정국의 추이와 경제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탄핵사태가 투자 등 기업경영활동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국내외 경제동향을 철저히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 LG필립스LCD 등 주요 계열사별로 대형 프로젝트나 해외 수주, 행사 등이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체크하고 있다. LG는 특히 18일로 예정된 LG필립스LCD의 파주 LCD단지 기공식 행사에 노무현 대통령 대신 고 권한대행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행사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탄핵이 가결된 지난 12일 오후 각각 해외법인에 '동요없이 근무에 전념할 것'을 당부하는 e-메일을 보낸데 이어 이번주에도 국내외 영업부서별로 바이어이탈이나 판매하락 등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는 대통령 탄핵정국이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자극, 내수부진이 더 심화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이날 내수관련부서 대책회의를 갖는 등 내수진작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SK㈜는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국가신인도 추락에 따른 원유도입 차질과 같은 사태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으며 중국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SK텔레콤은 탄핵사태가 해외사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대외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은 해외 거래선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한국의 경제상황은 이상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데 치중하고 있으며, 효성은 16일 개최할 정례 사업부문장 회의에서 해외동향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경제부처 = 해외순방중 급거 귀국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11-13일 일평균 수출액이 7억4천만달러로 작년동기보다 오히려 2억1천만달러가 증가했다"며 "외국인 투자와 공기업 인사등도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도 이날 본부 간부와 산하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업무추진 철저, 근무기강 확립, 해빙기 안전관리 강화 등을 특별 지시했다. 강 장관은 간부들로부터 업무추진 상황과 계획을 보고받은 뒤 "기존의 정책과 계획,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특히 민원업무의 경우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