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소추 가결이란 메가톤급 충격파에도 불구,시중자금의 갑작스런 증시 이탈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주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과 기관의 주식 매수여력은 오히려 늘어났다. 한국증시의 "대주주"격인 외국인도 정치보다는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보다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11일 현재 9조7천6백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한 이후 자금이 빠져나가기는커녕 주 초반인 지난 8일(9조4천9백5억원)보다 2천7백55억원 늘어났다. 투신사 수탁고도 이 기간 1백53조1천1백60억원에서 1백54조8백1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특히 주식시장의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식형펀드 수탁고의 경우 이 기간 8조8천7백80억원에서 8조9천9백80억원으로 1천2백억원 급증했다. 물론 주식형펀드로의 본격적 자금유입을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투신사 관계자는 "최근 펀드에서 돈을 빼가려는 고객은 줄고 있는 반면 새로 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은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도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던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만 해도 거래소시장에서 1천4백4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정작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2일에는 4백1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피치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 상태로 유지하고 사태를 관망하겠다고 밝힌만큼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