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대결에서 압승,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에따라 최태원 SK㈜ 회장이 'GE 수준의 지배구조개선'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SK그룹의 지배구조개선안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SK는 12일 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2차 SK㈜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선임과 정관개정안 등을 놓고 소버린과 표대결을 벌였으나 거의 모든 안건에서 소버린을 4~20% 앞서는 등 압승을 거뒀다. 이날 주총에서는 SK㈜가 추천한 신헌철 사내이사 후보와 서윤석.남대우 감사위원 후보, 조순.김태유.오세종 사외이사 후보가 사내.외 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확정됐으며 소버린이 추천한 한승수.조동성.김준기.김진만 후보의 이사선임은 부결됐다. 특히 SK는 총 12.6%에 달하는 소액주주 지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6% 정도의 위임장을 확보, 2% 확보에 그친 소버린을 압도했으며 22.46%에 이르는 기타 외국인 지분중에서도 상당수가 SK측 안을 지지해 소버린을 압도적 표차로 따돌렸다. 승리를 자신했던 소버린은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의 압도적 지지를 얻는 데 실패, 최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주총을 기약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주총에 참석한 소버린측 관계자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말해 최 회장 퇴진 등과 관련한 기존의 주장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양측은 모두 특별결의에 필요한 주식수인 주총 참석주식수의 3분의2 이상을 얻는 데 실패, 집중투표제 도입과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사외이사 과반수이상 등 양측이 제안한 정관개정안은 모두 부결됐다. 6시간 넘게 소요된 이날 주총에서는 주요 안건을 놓고 투표만 12번을 실시했으며 SK네트웍스와 SK해운 등에 대한 출자전환을 놓고 소버린측 대리인과 SK㈜ 경영진사이에 잠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SK 관계자는 "주주들이 SK가 발표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개선안을 높이평가해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정관개정에 실패한 투명경영위 신설이나사외이사 과반수 이상 등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이행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오는 15일 이사회를 개최해 투명경영위 신설 등을 결의한 뒤 내주중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