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문제와 관련, 최도술 비서는 20년 가까이 제 일을 맡아온 사람이다. 안희정씨는 15년 가까이 됐다. 제가 감독하고 관리해야 하므로 이 사람들 잘못에 제가 책임져야 한다. 거듭 거듭 사과드린다. 이 사람들이 만지고, 조달하고 사용한 대선자금, 그들이 한 것이라기 보다 저의 손발로서 한 것이다. 법적인 처벌은 그 사람들이 받되 정치적 비난은 제게 해달라. 그러나 대선 이후 한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대해선 저도 마음이 아프다. 용서하기 어려운 마음이다.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그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거두기 어렵다. 아직도 그 사람들의 선의를 믿고 있다. 그들이 개인적으로 치부하고 축재하기 위해 모아둔 돈이 아니라, 대통령으로 서 최소한의 체면치레가 앞으로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알아서 관리하던 돈으로 생각한다. 믿는 근거는 십수년간 저를 한번도 속이지 않았다. 부득이한 사용이 있을 때 반드시 저의 승낙 받았다. 자존심 강해서 그들은 그렇게 했다. 안희정씨가 2억원을 유용해 아파트를 샀다고 하는데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아파트를 이사하면서 옛날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는 과정에서 일시 자금을 융통해서 지급한 것은 사실이나, 옛 아파트를 팔아서 지급했다고 한다. 엄격히는 유용에 해당할 수 있 겠으나 착복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벌 받을 것이다. 너그러운 평가가 있길 바란다. 이판에 형 노건평씨까지 뛰어들었다. 미안하기 짝이 없다. 대우건설 사장의 유임을 청탁한다는 차원에서 3천만원을 받았다. 어떻든 그 일은 성사되지 않았다. 돈은 이미 돌려줬다고 한다. 아울러서 1억원 주는 것을 받지 않고 거절했다는 사실도 있다. 함께 모아서 판단해 주길 바란다. 아무튼 죄송하다. 지금까지 형 건평씨는 3번의 청탁을 했다. 결과는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 한번의 청탁은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니어서 외면했다. 성사 및 불성사는 아직 결론나지 않았지만, 저는 일체 아는 척하지 않고 있다. 또 한번은 청탁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 제가 안되게 했다. 이번 남상국 사장, 청탁 했다는 이유로 해서 제가 민정 등에 지시해 직접 `청와대 인사사항은 아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행사해 유임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고 뒤에 확인까지 했다. 형님의 실수가 있더라도 제가 잘 관리할테니 그렇게 이해해 달라. 대통령 당선 뒤에 형님 집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청탁으로 괴롭혔겠느냐. 그러나 아까 말한 3개 이외의 청탁은 전달되지 않았다. 그중에 거절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점은 형님이 지켜줬다. 남상국씨와 관련된 것은 민경찬씨가 실패하고 빚에 쪼들리면서 병원을 지어서 이를 회복하려고 하는데 제가 도와주면 병원짓는데 공사비라도 싸게 할 수 있을지, 외상으로 공사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자형을 조른 것 같 다. 그리고 그걸 전화한 것 같다. 돈을 탐해서 전화할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형은 오래전부터 건설업 면허를 갖고 있었다. 지금은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가 경선 후보가 되면서부터 일거리를 딸 수가 없다. 일거리를 따지 못하니 아주 사업이 어렵다. 남들이 보기에 (사업)수단이 꽤 있다고 하는데 어려운 것 같다. 딸은 시집 갔고 아들은 취직을 못하고 있다. 여러가지 어려움에 시달리고 잇다. 도와주기 바란다. 노건평씨는 아무런 힘이 없다. 대통령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그냥 내버려 두면 좋겠다. 어떤 청탁도 어떤 무엇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고 크게 성공한 분이 시골에 있는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주고 하는 일이 이제 없으면 좋겠다. 민경찬씨는 제가 경선할 즈음에 김포에 짓다만 병원을 인수한다는 말을 들었다.재주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후보가 된 뒤 찾아와 `어려워졌으니 융자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제가 거절했다. 저도 부탁할 데가 없었다. 또한 지금은 금융기관도 부탁으로 돌아갈 때 아니라고 생각해 거절하고 도와주지 않았다. 대통령이 된 뒤 때때로 감시했으나, 그때는 이미 수십억원의 빚을 지고 일어설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었다. 뒷조사를 계속 하니까 더욱 불편을 느껴 민정팀과 갈등이 많았다. 그 사이에 이 일이 터진 것이다. 왜 감시하지 못했느냐는 비난을 받았으나 민정팀 인력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도 그 사람 사생활이 있어 졸졸 따라다니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방해할 수 없다. 때때로 챙겨보는 수준이었다. 이번에 600억여원 사건을 청와대와 조율했다고 소문이 났지만, 조율할 일이 따로 있지 뭘 조율하겠느냐. 650억원 펀드를 조율해서 청와대가 어떻게 숨기느냐. 불러서 사실관계 확인하라고 했다. 그보다 훨씬 잡음이 많은 일도 숨기지 않거나, 숨기지 못하고 노출시켰다. 이제 저는 아무것도 숨기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율하지 않을 것이다. 그밖에 친인척 문제는 골치가 아프다. 관리대상이 수백명이다. 제가 아는 친척은 수십인데 수백명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어려워서 그랬는지 4촌 이상이면 얼굴도 자주 보지 못하고 살았다. 가끔 5촌 넘는 사람들이 저와의 관계를 들먹이고 다닌다는 소리를 듣는다. 경고 외에 달리 어떻게 제재할 방법이 없다. 가둘 방법이 없다. 접근하지 말고, 속지 말고, 의연하고 합리적으로 대해 달라. 제가 후보가 되고 나니까 취직을 못한 조카가 작은 회사 부사장을 맡게 됐다. `그만두라'고 했더니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 민정에 그 회사가 지금은 민영화된 회사에 납품하려고 하는데 특혜를 주지 말라고 했다.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데 가혹하지 않느냐. 특별한 혜택을 주지 말라고 사전 경고를 했다고 한다. 누님이 제게 와서 항의를 했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훼방 놓는냐. 니가 먹여 살릴 것이냐'고 했다. 제가 맞다. 누님이 틀리다. 그러나 인간은 정이 그렇지 않다. 지금은 실직중에 있다. 조카가 KT에 다닌다. 어느사장으로 영입되고 그래서 주식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못하게 했다. 그감냥이면 `이사 이상 하지 말라'고 했다. 자기명함 들고 다니면서 덕을 보고 싶겠지만, 지금 중국 영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 저의 아들, 딸은 전혀 대통령의 아들, 딸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별로 걱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걱정하고 잘 관리하겠다. 민정이 다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고 (대통령 친.인척들을)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해 주시면 고맙겠다. 책임지겠다는 부분에 대해 말하겠다. 이 정도 허물이 드러나면 뭔가 책임을 저야 당연한 도리다. 게다가 제가 그 무게를 감당못해 재신임을 약속하고 아직 매듭을 못짓고 있다. 10분의 1 약속도 해놨다. 이회창 후보께서도 책임질 것을 요구했고 지금 탄핵이 발의된 상황이다. 문제는 어떻게 책임을 이행할 것인가인데 고심을 많이 해봤다. 야당은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고, 저도 자리를 내놓고 했으니 자리를 걸고 책임지는 결단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는 자리에 집착하지 않겠다. 구차하게 잔꾀를 부리지도 않겠다. 권력은 마약이라고 한다. 잡으면 놓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는 아니다. 그렇게 않다. 권력의 성격도 달라졌다. 옛날처럼 사리사욕위해서, 친인척을 위해 마구 쓸 수 있는 권력은 아무데도 없다. 또 미운사람을 따로 혼내주고 정치인을 조사해 당적 옮기게 하는 등의 권력은 남아있지 않다. 그런 권력은 내려졌다. 강렬한 포부와 열정, 그리고 한국과 국민들의 미래위한 사명감과 책임감 아니면 하루하루 견디기 어려운 만큼 (대통령 권력이) 고통의 연속일 수도 있다. 특히 지금 한국의 대통령 자리가 그렇다. 사심을 갖고 연연할 이유가 없는 자리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단히 무거운 자리다. 국가안위와 국민생활을 책임져야 한다. 진퇴를 두고 책임지되 국민불안이 없도록 신중하고 질서있게 그렇게 해나가겠다. 제 결론은 총선결과를 존중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뜻을 심판으로 받아들여 상응하는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 그 결단의 내용과 절차는 오늘 말씀드리기엔 너무 중대한 문제여서 다음에 입당을 한다든지 입당을 안한다든지 하는 계기에 소상하게 말하겠다. 왜 그러냐 하면 다른 방법이 없다. 국민투표를 제안했는데 좌절됐다. 또다시 그 카드를 내놓을 수 없다.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현실적으로 갈등과 혼란 매듭짓는 방안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