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대식, 초대형으로 신축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 고속버스터미널이 단전.단수에 통신마저 끊기면서 파행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다 분당 신축 터미널로 통합.이전될 낡은 시외버스터미널은 관리비 문제로 이전을 늦추고 있어 '원시적인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이중 삼중 불편을 겪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 파행 = 분당구 야탑동에 신축된 분당종합터미널(테마폴리스)건물신탁자인 한국부동산신탁(이하 한부신)은 지난달 26일부터 지상 1층 고속버스터미널 시설에 대한 전기 및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 또 통신선도 끊겨 전화 및 인터넷을 통한 예약과 문의, 전산발권서비스까지 전면 중단됐다. 한부신 파산법인측은 "고속버스터미널 사업자인 ㈜삼화D&C가 입주이후 관리비를 한푼도 내지 않아 밀린 관리비가 4억원이 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하루 1천여명이 찾는 터미널에는 화장실 사용이 중단되고 밤이면 암흑 상태이며 예매와 탑승안내 등 정상적인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이용객 김모(45.분당구 정자동)씨는 "대합실에 전기마저 끊겨 밤늦게 이용하는 여자 승객들은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시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는 시민들의 항의에 따라 이달 들어 2차례 삼화D&C측에 "오는 7월 2일까지 관리비 문제, 단전.단수에 따른 시민불편 등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터미널사업자 면허를 취소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시는 앞서 지난해 10월 운수업체와 숙소임대 문제 등으로 삼화D&C측에 매표정지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삼화D&C측은 "2001년 입주당시 '터미널 관리운영 협약'에서 관리비문제는 한부신과 협의하에 결정하기로 했을 뿐 명시하지 않았다"며 "발권수수료(5.5%)로 겨우 운영하는데 한달 평균 1천400만원의 관리비를 내면 적자"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부신과 소유권 분쟁 등으로 여러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한부신 잘못으로 48억원의 세금까지 부과된 상황에서 관리비를 낼 이유도, 명문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송이 마무리되거나 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경우 시민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난항 = 분당 종합터미널건물은 2001년 3월 지하 4층 지상 7층(연면적 6만2천246평)의 초대형으로 준공됐다. 1993년부터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의 분당이전을 추진해온 시는 신축 터미널건물신탁자인 한부신의 부도와 소유권 분쟁, 환기시설미비 등으로 통합이전작업이 난항을 겪자 2001년 4월 고속버스터미널만 우선 분리해 분당으로 옮겼다. 이후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자인 ㈜성일도 지난해 7월 시의 중재로 같은해 9월말까지 분당으로의 통합이전해 합의했으나 관리비 과중부담에 따른 적자운영을 감수할 수 없다며 이전을 미루고 있다. 하루 7천여명이 이용하는 성남동 시외버스터미널은 1982년 건립돼 시설이 낡고 협소한데다 불결해 고질적인 민원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