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간 양자 구도로 치러지게됐다. 집권 공화당은 부시 대통령을 사실상 차기 대선 후보로 확정하고 진영을 거의완벽하게 갖춘 가운데 새해 벽두부터 재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장정에 이미돌입했다. 부시 대통령은 딕 체니 부통령을 차기 러닝메이트로 선언한 가운데 그 동안 1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정치사상 최대 액수의 대선 자금을 모금하고, 2000년 대선 당시의 취약지역과 열세지역을 집중 순회하며 대선운동에 시동을 걸어왔다. 민주당도 2일 실시된 10개 주 예선을 계기로 케리 상원의원을 차기 대선 후보로사실상 결정하고, 그 동안 경선전으로 흩어진 민주당 선거 전열을 재정비하고 본격적인 장정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뉴욕주 등 이날 실시된 10개 주 예선에서 케리 상원의원이 압승을거둔 가운데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이 3일 경선 사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케리의원이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게 됐다. 특히 민주당은 그 동안 경선전에서 중도 사퇴한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과 조셉리버맨 상원의원,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령관, 하워드 딘전 버몬트 주지사 등이 당의 단합을 호소하며 케리 의원 지지를 직간접으로 선언한상태여서 '케리 대세론'이 더욱 상승 기류를 타게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케리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 내정을 축하하고 케리 후보에 대비한 종합적인 선거전략 재편에 착수했다. 부시 대통령을 필두로 한 공화당 진영은 1992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2000년에얻은 '법선(法選) 대통령'의 오명을 깨끗이 씻어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전과 이라크전 등 대외 전쟁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전시지도자'로서 국가안보를 표심과 연결하고 올 경기회복 등 경제현안의 돌파구를마련해 대선정국 주도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공화당 진영은 부시-케리 양자 대결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케리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부시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잇따라 나타나자 '케리 파헤치기' 선거잔략 마련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케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후 수습과 대북정책의 문제점 등 대외정책과 경제실정을 집중 공격하며 11월 대선에서 정권 탈환을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케리 의원은 이날 사실상의 후보 수락연설에서 "변화가 미국에 오고있다"면서 "단합으로 하나된 민주당을 이끌어 2004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케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안보정책과 감세정책 등을 맹공하면서 "우리는 미국에 미래와 희망을 돌려주기 위해 싸울 것"이라면서 "우리는 승리해 자유와 공정한미국을 다시 건설하겠다"고 다짐했다. 케리 의원이 차기 대선을 8개월 앞두고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내정됨에 따라 빌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전통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가 이어질전망이다. 케리 의원 진영은 다만 지난 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랠프 네이더 후보가 지난2000년 대선에서 녹색당 후보로 일부 민주당 표를 잠식해 부시 대통령의 당선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던 전례를 우려하며 '네이더 변수'의 재연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보호 및 환경운동의 기수로 알려진 네이더 후보는 2월 22일 무소속후보로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