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차게 오르는 연체율로 은행권에 또 다시 초비상이 걸렸다.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차츰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던 내수가 여전히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자를 못갚는 가계와 기업들이 다시금 늘고있기 때문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060000]의 가계 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의 2.3%에서 2월 말 현재 2.6% 이상으로 크게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전날 열린 3월 월례조회에서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하면서`연체와의 전쟁'을 다시 강조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작년 말의 1.52%에서 올 1월 말 1.90%를 거쳐 2월 말에는 2.07%로올라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신한은행은 1월 말 1.21%에서 2월 말 1.32%로 0.11% 포인트, 하나은행은 1월 말1.13%에서 1.19%로 0.06% 포인트가 각각 상승했다. 은행권은 이처럼 가계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내수 경기 회복 예상 시점을 당초올 3.4분기에서 내년 이후로 속속 늦추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생계형 연체가 다시금 늘어나는 추세"라고 지적하고 "올해에도 내수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 작년 못지 않은 연체와의 전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난이 자금난을 부채질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1월 말 3.27%에서 2월 말 3.51%로 0.24% 포인트가 상승했다. 기업은행은 작년 말의 1.80%에서 올 1월 말 2.75%로 0.95% 포인트 오른 데 이어2월 말에도 소폭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 2.9%이던 기업 연체율이 1월 말 3.2%로 오른 후 2월 말에도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소호나 소기업 대출에서 부실이 늘고 있는 것으로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