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교대 체제로 전환했던 르노삼성차가내수침체 장기화의 여파로 1교대 체제로 다시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국내 완성차업계의 자동차 재고량이 11만대를 돌파, 외환위기 이후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차업계가 내수부진의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4개월째 생산시스템을 1교대 체제로 가동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2월 10일 부산공장에서 2교대를 본격 운영, 연간 최대 24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생산 및 관리.연구.직원을 기존 1천300명에서 1천명 가까이 충원했었다. 그러나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재고량이늘어나자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3일까지 일주일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도했으며 12월 들어서는 10개월만에 1교대 체제로 `복귀'했다.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르노삼성차로서는 생산량 축소를 통한 재고물량 조절이라는 극약처방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것. 이 과정에서 르노삼성차는 2교대 근무제 도입과 함께 생산라인에 투입했던 외부용영업체 소속 생산인력 350명에 대해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의 생산능력은 2교대 체제 대비 절반인 연산 12만대 수준으로 급감했으나 지난 1월의 경우 6천852대를 판매, 그나마 1교대 체제도 풀가동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져 있다. 재고도 1월 6천300대에서 지난달 중순 7천600대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르노삼성차는 판매가 회복되는대로 2교대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나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차업계의 전체 재고량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기아.GM대우.쌍용.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재고물량은 지난달 20일 현재 현대차 7만2천대, 기아차 2만5천대, GM대우차 5천300대, 쌍용차 8천600대, 르노삼성차 7천600대 등 총 11만8천500대에 이른다. 이는 적정재고치(10-15일)인 5만-6만대를 배 가까이 상회하는 것으로, 외환위기직후인 98년 1분기의 12만대 수준 이후 최대치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상당수 물량을 수출로 돌리고 있으나 올들어수출 여건마저 지난해보다 악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나마 수출물량이 적은 쌍용차와 르노삼성차 등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라인의 정상가동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잔업.특근 축소 등 생산량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20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가주관한 사장단 회의에 참석, "이대로 가다가는 공장 라인을 세워야 할 판"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업계가 내수부진, 원자재가 인상, 환율문제 등 심각한 3중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재고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공장 가동률 축소는 잠재적 실업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내수를 살릴 수 있는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