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기업인들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중국과 연계돼 강력한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끈끈한 화교 특유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용(龍)의 경제권'이다.


전세계 화교상공인들의 자금력(유동자산 기준)은 2조5천억달러로 추정돼 각국이 이 '용의 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화교경제권이 사실상 빈약했다.


과거 한국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인해 국내 화교 숫자 자체가 감소세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60년대 초반만 해도 8만명을 웃돌았던 화교 수가 현재 2만1천여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ㆍ중 교역 및 투자액이 급증하고 △한류 열풍 등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늘어나며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한국 내 대기업까지 인수하는 시대에 접어들자 모든 상황이 바뀌고 있다.


한ㆍ중 교역규모는 지난해 5백70억달러를 기록하고 한국의 대중 투자금액은 지난해 12억달러를 나타냈다.


때맞춰 국내 화교상공인들이 한국중화총상회를 26일 창립하는 등 재집결하고 있다.


이날 초대 회장으로 원국동 화교경제인협회장이 선출됐다.


이 단체는 거물 화교경제인이 참석하는 세계화상대회를 내년 10월 서울에 유치키로 했다.



◆ 한국형 화교 비즈니스


국내 화교상공인들은 우선 인천경제특구(영종도)에 차이나타운을 조성키로 하고 화교자본 유치에 나선다.


이 사업을 추진할 한국중화총상회는 2004년 6월에 부지 매입 등 모든 공사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숙원사업인 화교회관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화교상공인들의 계획은 지방자체단체의 잇따른 차이나타운 건설 계획과 맞물려 한국에 '화교 비즈니스 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오금도 화교경제인협회 부회장은 "자연스럽게 한국경제의 필요에 따라 화교 비즈니스를 지원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국내 화교상공인들의 세계화상대회 서울 유치를 적극 지원한 바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단일 화교상공인 단체 출범과 세계화상대회 개최를 계기로 국내 화교경제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 국내 화교의 현주소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는 2만1천명에 이른다.


이 중 경제활동을 하는 화교(상공인)는 5천여명으로 추정된다.


한국 내 화교들은 89%가 한국에서 태어났다.


현재까지 한국에서의 화교들 사업은 요식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행 무역 부동산 등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며 시장을 개척하는 사업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게 화교경제인협회의 분석이다.


송국평 협회 부회장은 "화교자본이 유입되면 제조 및 금융업종에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해외에서는 태국과 싱가포르 상장회사중 80% 이상이 화교상공인 수중에 있다.



◆ 화교상공인 재집결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교상공인들은 화교상단(商團) 결성이 꿈이었다.


지난 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8만명이 넘는 화교가 활동하면서 비교적 영향력 있는 상단으로 활동했던 영화를 다시 되찾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별 업종별 40개 단체로 흩어져 활동해 왔던 화상들이 하나로 통합하는 한국중화총상회가 26일 탄생함으로써 이 단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원국동 신임 중화총상회 회장은 "세계화상대회를 내년에 유치한데 이어 중화총상회 세계본부도 서울에 설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교들도 국적 취득이 가능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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