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당내 갈등과 관련, '사퇴불사'라는 배수진을 치고 나섬에 따라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의 움직임에 당 안팎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기자회견 이후 6일째 당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추 위원은 남편이 있는 전북 정읍에서 며칠간 머물다가 최근 귀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와의 연락을 모두 끊고 잠적한 상태다. 민주당이 25일 중앙위원회의에서 조 대표 중심체제 구축을 결의한데다, 소장파 서명에 참여했던 조한천(趙漢天) 박금자(朴錦子) 의원 등이 회의에서 "조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하자는 취지였는데 내부 분열을 야기한 것으로 보도돼 유감"이라며 발을 빼 추 위원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당 안팎에서는 일단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공천개혁과 선대위 조기 구성을 요구한 추 위원이 명분없이 백기를 들고 곧바로 당무에 복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추 위원은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과의 통화에서 "당내 여러 사람들 뜻을 들어본 뒤 입장을 발표하겠다. 내일이 될지 모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추이를 보면서여러 사람 얘기를 들어보자"고 말했다고 장 위원장이 전했다. 소장파의 서명을 주도한 설 훈(薛 勳) 의원은 "추 위원과 통화해보니 당분간 냉각기를 갖겠다고 말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소장파 의원은 "추 위원이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수적열세로 밀리는데 대해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추 위원은 하루 이틀 더 냉각기를 가진뒤 금주말께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향후 행보와 관련, 추 위원은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고 상임중앙위원을 사퇴한뒤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별도의 정치그룹을 만드는 방안을 여러 카드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으나, 탈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장 위원장은 "지도부가 선대본부를 꾸려서 구주류를 지원하면, 당의 소장개혁파들을 따로 구축해야겠다는 의견에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한 측근은 "지금 추 위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을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5일 중앙위원회에서 조 대표의 6개 수습안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결의하는 한편 추 위원의 당무 복귀를 공식 촉구하는 등 중재노력도 활발하다. 지난 22일 추 위원과 만나 절충안을 제시한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도 "조 대표가 당의 가장이라면 아이를 달래고 뜻도 받아주기도 해야한다"며 "필요하다면 추 위원과 또 만날 것"이라고 중재자의 역할을 다시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소장파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이 "당 내분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도 추 위원에게 당무 복귀의 명분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조 대표가 강 총장 사퇴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 변수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