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방대학교 연설에서 국제 핵기술 암거래 조직문제를 제기하며 말레이시아를 특별히 언급한데 대한 말레이시아측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9일 유엔군축회의(CD)에서 라즈마 후세인 말레이시아 대사는 부시 대통령이 다른 국가는 놔두고 자국만을 "불공정하며 의도적으로 지목함으로써, 비핵확산을 위한말레이시아의 종래의 노력을 훼손한데 대해 불쾌감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후세인 대사는 자국의 기업이 윈심분리기의 불법 생산을 꾀하는 국제 조직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철저히 조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미국이 말레이시아같은 소국과의 관계에서도 공정성을 유지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유엔 군축회의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장에 모인 각국 군축대사들이 그의 발언에자못 놀라워하는 눈치였다면서 동석했던 미국 군축대사도 의표를 찔린 듯 아무런 대응 발언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본국 정부가 미국 대리대사를 외무부로 불러부시 대통령의 연설의 불공정하다고 유감을 표시하고 미국이 핵확산 책임을 말레이시아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진 것과 때를 같이한 것이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국방대학교 연설에서 "그들의 이익을 증가시키기 위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조수들은 말레이시아의 공장을 이용해 원심분리기의 주요 부품들을 제조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