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간장 고추장 등 장류시장이 업체간의 물고 물리는 경쟁으로 '장(醬)3국지'를 형성하고 있다. 된장 1위인 대상,간장 1위인 샘표식품,고추장 1위인 해찬들이 일제히 상대 영역을 침범하면서 시장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양상은 대상이 간장시장을,샘표식품이 고추장시장을,해찬들이 된장시장을 각각 공략하는 '크로스 오버 경쟁'이다. 된장 품목으로 잔뼈가 굵은 대상은 샘표식품의 영역인 간장시장을 야금야금 침입,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대상은 양조간장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샘표식품의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양조간장은 자연분해 기법으로 만든 간장으로 인공적인 산분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혼합간장을 위협하고 있는 제품. 대상은 샘표식품이 혼합간장에 치중하는 점을 간파하고 햇살담은 조림간장,햇살담은 진간장,쇠고기 간장,메실 간장 등을 잇달아 출시해 자연식 간장 바람을 일으켰다. 그 결과 간장 시장을 50% 가까이 장악하고 있는 샘표식품을 오차범위까지 추격했다. 이에 맞서 샘표식품은 최근 '참숯으로 두번 거른 간장'이란 양조간장을 내놓았다. 웰빙 바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양조간장 시장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신제품이다. 그런데 간장시장에서 승전고를 울린 대상은 해찬들의 공세로 '된장 1위'를 빼앗기고 말았다. 대상이 간장시장을 공략하는 사이에 해찬들이 '해찬들 된장'으로 공격을 감행,결실을 거둔 것. 해찬들이라고 무사한 것은 아니다. 안방인 고추장시장에서 1위(점유율 43∼44%)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대상(순창고추장 41%)과 샘표식품(햇고추장 15%)의 협공을 받고 있다. 특히 대상의 공세가 그치지 않고 있어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장류업계 한 관계자는 "1,2년 전에 시작된 세 업체의 물고 물리는 공방전이 올해는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며 "최근 CJ 등 다른 업체까지 장류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장류시장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장류시장 규모가 고추장 2천2백억원,간장 1천8백억원,된장 1천4백억원 등 총 5천4백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